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한국은 질적 성장에서 적잖은 성과를 거뒀으나 성장 잠재력은 약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향후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활성화 등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4일 ‘외환위기 10년의 평가와 과제’ 보고서에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한국 경제의 좌표를 ‘양적 성장ㆍ질적 성장ㆍ안정성’ 등 세 가지 기준에서 평가할 때 양적 성장의 약화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 삼성연은 성장 잠재력 약화로 대변되는 양적 성장이 저하된 원인에 대해 투자부진에 따른 자본축적 감소, 노동투입 둔화, 매출 증가세 약화 등을 꼽았다. 이에 비해 질적 성장은 부실기업 정리와 기업의 수익성 위주의 경영 등으로 개선됐으나 이 같은 질적 성장이 양적 성장의 감소를 만회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서는 또 외환위기 이후의 한국 경제를 부문별로 보면 금융 부문의 경우 과감한 부실처리로 건전성이 높아지고, 국내 금융기관 중 4개사가 세계 100위 안에 진입하는 등 대형화됐으며 자본시장과 금융시장 개방으로 외국계의 진출이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기업 부문의 경우 재무건전성 등 체질은 눈에 띄게 개선됐지만 보수적 경영 확산 등으로 성장성은 약화됐고 노동 부문은 유연성이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 못했으며 일자리 창출 부진 등 노동시장의 활력도 저하됐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이제 한국 경제는 외환위기의 상흔에서 벗어나 새로운 10년을 준비해 한 단계 도약할 시점이라며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해 경제의 성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한국의 강점과 미래유망성 등을 고려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한편 고용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법과 원칙의 테두리에서 이뤄지는 합리적 노사관계를 정립하는 동시에 노동 부문의 유연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연구소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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