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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콘텐츠 신풍속도… 짧아야 본다 짧아야 산다

젊은층 "동영상 43초·텍스트 14문단·사진 10장 넘으면 지루"

72초 드라마·뉴스 요약 등 트렌드 반영 콘텐츠 등장

완독 비율 평균 40%에 그쳐

지나친 인스턴트식 소비 우려도


# 최근 10~20대 젊은 온라인 이용자 사이에서는 '스피드 웨건'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놀이가 유행이다. 스피드 웨건은 어떤 상황에든 참견해 그 상황과 관련 인물에 대해 설명을 늘어놓는 한 만화 캐릭터에서 따온 것으로, 스피드 웨건을 자처하는 이용자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게시글이나 동영상, 또는 뉴스 기사 내용을 요약해 '설명 댓글'을 달아 놓는다. 페이스북에서는 아예 뉴스 기사만 따로 요약해주는 스피드 웨건 페이지 몇 개가 운영될 정도다.

스피드 웨건은 모바일 시대를 맞아 가뜩이나 짧아지고 있는 콘텐츠를 더욱 더 짧은 시간 안에 소비하려는 '인스턴트식' 소비 특성을 보여준다. 특히 모바일에 거의 파묻혀 살다시피 하는 '모바일 콘텐츠 큰손' 젊은 층은 텍스트나 동영상, 사진 할 것 없이 무조건 길이가 짧아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를 겨냥해 길이를 파격적으로 줄인 콘텐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21일 KT경제경영연구소와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20대가 생각하는 적정 동영상의 길이는 43.1초로, 1분도 채 되지 않았다. 통상 동영상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영상 클립의 길이가 5~10분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기껏해야 전체의 7~14% 정도만 보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다른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텍스트의 경우 14.4문단(약 30줄)을, 웹툰처럼 그림이나 일러스트로 채워진 콘텐츠는 17장을 가장 보고 싶은 길이로 꼽았다. 사진은 10장, 그래픽 같은 시각물과 텍스트 등으로 구성된 인포그래픽은 9.3장을 넘어가면 벌써 지루함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마저도 해당 콘텐츠를 끝까지 '완독'하는 평균 비율은 40.3%로 낮은 수준이다. 동영상과 그림·일러스트가 46%로 그나마 완독 비율이 높았고, 텍스트나 사진은 42.4%만 끝까지 봤다.



이에 따라 콘텐츠 제작 업계는 짧은 콘텐츠를 찾는 소비자 입맛을 반영해 맞춤형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하나의 에피소드를 1분이 조금 넘게 압축해 제작한 '72초 드라마'다. 72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이야기 하나의 기승전결을 보여주는 이 드라마는 대사를 최대한 줄이고 영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반응도 좋아, 지난 5월 시즌 1이 공개된 지 2달 만인 지난 20일 시즌 2가 공개됐다. 성지환 72초 TV 대표는 "시즌2에서는 뮤지컬과 휴먼 다큐, 뮤직비디오·광고 패러디 등 여러 가지 장르를 녹여서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콘텐츠 소비·제작 행태를 우려하는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로 짧은 시간 안에 즐기는 '스낵 컬쳐'가 큰 인기를 끄는 등 콘텐츠 소비 환경이 변하고 있는 것은 분명 맞다"면서도 "자칫 모든 것을 단편화하고, 단순히 콘텐츠를 '즐길 거리'로만 생각하는 습관이 몸에 밸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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