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영업비밀 베일 벗나

미 법원, 애플에 제품 이익률 등 공개 명령

드디어… 아이폰 영업비밀 베일 벗나
미 법원, 애플에 제품 이익률 등 공개 명령

김정곤기자 [e-mail]
























애플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에서 제품이익 마진 등의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동안 추정치로만 떠돌던 애플의 영업비밀이 드러나는 동시에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당하고 있다는 부품업체들의 주장에 대한 진위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씨넷은 18일(현지시간) 애플이 지난 8월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배심원 평결을 통해 10억5,000만달러의 손해배상 결정을 받아내는 등 승소했지만 '아이폰' 등 제품의 핵심 이익을 공개하는 대가를 치러야 할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씨넷에 따르면 담당판사인 루시 고는 "애플은 특정 제품의 판매량∙매출∙이익∙이익률∙데이터비용 등을 밝히는 것이 경쟁자만 유리하게 하는 것이라며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미디어의 보도 등에서 증명된 것처럼 (관련 정보와) 재판부의 결정에는 상당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며 "판매금지 예비 절차와 재판의 공개 조사를 위해서라도 (정보에 대한) 공개 접근이 허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그동안 법원에 분기별 판매 수량을 제외한 각 제품별 이익규모나 이익률 등의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애플은 항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항소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일단 정보공개 집행이 유예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원이 그동안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던 핵심 영업비밀을 공개하라는 명령을 내림에 따라 배심원 평결 승리로 한껏 고양돼 있던 애플의 기세가 다소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은 애플의 영업비밀을 볼 수도 있는 뜻밖의 소득을 거두게 됐다. 애플은 현재 분기 실적발표에서 제품별 매출과 판매량은 공개하지만 얼마나 이익을 내고 있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제품의 이익률이 추정치로나마 밝혀진 것은 스트레티지애널리틱스(SA) 등 시장조사 기관과 월가의 분석 정도다.

법원이 이례적으로 이익률 등을 공개하라는 명령을 내림에 따라 애플은 사면초가의 입장에 처하게 됐다. 특허소송에 목을 매다 가래로 막을 일을 호미로 막게 됐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고 판사는 "(애플이 요구하는 판매금지 등의) 그런 조치들은 스마트폰 산업과 소비자, 일반 국민에게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전례 없는 언론 보도에서 보듯 이번 재판은 이례적으로 대중의 이해관계도 얽힌 비정상적인 재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애플의 여러 사유는 정보공개에 대한 대중의 강력한 관심을 누그러뜨리기에 충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