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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탄생 100년] 경영학으로 본 정주영

실패서 얻은 경험을 재창조로 연결

"기업가정신 실천한 가장 극적 사례"

피터 드러커도 극찬

아산 정주영이 전경련 회장으로 재임하던 1977년 10월12일 방한 중이던 피터 드러커 교수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전경련

'경제적 자원을 생산성과 수익성이 보다 낮은 곳에서 보다 높은 곳으로 이동시키는 사람'. 근대 경제학의 시조 중 한 사람인 프랑스의 JB 세이가 1803년 '정치경제학 요론'에서 밝힌 '기업가'의 정의다. 세이가 212년 전 처음으로 언급한 '기업가정신'은 오늘날 더욱 중요하다. 어느 국가에서든 기업의 역할과 비중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신년기획으로 '아산 정주영 100주년' 시리즈를 기획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영학의 프리즘으로 조망한 아산 정주영은 한국의 경제와 기업인들이 추구해야 할 길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세계적인 경제학자 슘페터가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 꼽은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의 전형이다. 슘페터는 명저 '자본주의, 사회주의, 그리고 민주주의(1942년)'를 통해 '기업가의 지속적인 도전과 노력이 기존 시장구조를 파괴하고 경제변혁을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창조적 파괴형 기업가, 정주영은 현대 경영학에서 기업의 성공요인으로 꼽는 기술혁신(technological innovation)과 맞닿아 있다. 고(故) 김인수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국제적인 학술지 '조직과학' 1998년 8월호에 실린 논문에서 "현대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을 실패 및 '모방(imitation)'에서 '혁신(innovation)'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현대건설이 지난 1950~1960년대에 맡았던 고령교,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는 중도포기를 권유 받을 정도로 막대한 손실을 입혔지만 이를 끝내 완공함으로써 토목, 장비 운용, 교량기술 등을 축적할 수 있었다. 실패를 바탕으로 쌓은 건축 경험은 조선산업에 뛰어드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특정 분야에서 얻은 경험과 통찰을 타 산업부문에까지 응용하는 재창조 전략이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1970년대와 오늘날의 경영환경은 많은 부분이 다르지만 의사결정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비슷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박경민 연세대 교수(경영학)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및 e메일 인터뷰를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정주영식 기업가정신은 복잡한 현대의 경영환경에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조적 발상과 이종사업 간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이 정주영 경영학의 요체라는 것이다. 현대 경영학의 그루(스승)으로 여겨지는 피터 드러커는 1977년 10월 방한했을 때 만난 정주영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남겼다. "기업가정신을 실천한 가장 극적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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