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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왜 한국에 달러 빌려주나

달러 기축통화 유지하고 역내 지정학 질서도 감안


미국, 왜 한국에 달러 빌려주나 '아시아서 달러 기축통화 위상 유지' 포석중국등 역내 입김 팽창 제어할 수단 마땅찮아경제논리 이외 지정학적 한미 공조도 작용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한미 간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직후인 30일 오전. 기획재정부의 핵심 당국자는 '미국이 (스와프를 통해 확보한) 원화를 갖고 뭐 하느냐'는 질문에 "그냥 들고 있는다"고 생뚱맞게 답했다. 그의 말처럼 표면적 경제논리만 따진다면 미국이 달러를 빌려주면서 국제적으로 쓰임새가 없는 원화를 받는 것 자체가 논리가 맞지 않는다. "미국이 왜 한국과 스와프 협정을 체결해 달러를 빌려주려 하나"라는 원초적인 질문이 가능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한미 간의 전격적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에는 단순히 경제논리뿐만 아니라 정치ㆍ외교ㆍ통상ㆍ군사 등 국가 간 복잡한 질서가 총합된 함수가 깔려 있다고 해석한다. 우선 경제적으로는 국제적 금융질서 측면에서 따져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신자유주의 체제가 들어선 후 군사 분야 외에도 '금융'을 통해 세계를 지배해왔다. 아시아에서도 기축 통화인 달러를 무기로 투자 은행들이 한국과 중국 등의 시장을 무차별적으로 장악했다. 하지만 리먼브러더스 등 세계적 투자 은행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미국이 지켜온 질서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중국 등이 국부 펀드를 무기로 미국의 '금융 패권'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미국을 지키는 첨병 역할을 했던 투자 은행들이 도산하자 중국과 일본의 역내 팽창을 제어할 수단이 사라진 것이다. 여기에 최근 한ㆍ중ㆍ일 3개국과 아세안을 중심으로 논의 중인 80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통화기금(AMF)은 미국의 이런 불안감을 부추겼다. 미국은 그동안에도 아시아 국가들이 공동 펀드를 만드는 것을 꺼려왔다. 역내에서 엔화와 위안화를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이 세력을 키우고 자신들의 입김이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정치ㆍ외교 측면에서 나름대로 통제가 가능한 일본은 그렇다 치고 세계 무역질서에서 급팽창하고 있는 중국이 금융에서까지 힘을 발휘할 경우 기축 통화로서의 달러화 위상은 물론 아시아 지역에서의 경제적 패권 전반에 적지 않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이번에 미국과의 논의 과정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한ㆍ중ㆍ일 중심의 통화스와프 체제 구축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고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에서 신흥국 위기가 미국으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이른바 '리버스 스필오버' 문제는 경제적 측면에서 '표면적 이유'에 불과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번 협정은 경제적 분야 못지않게 정치ㆍ외교ㆍ통상 부문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안겨준다. 미국은 그동안 군사적 요충지인 한국을 동아시아에서의 패권을 유지하는 지렛대로 삼아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한국이 '동북아 균형자론'을 내세워 미국을 등한시하고 중국에 다가서려 하자 한미 간 관계는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이 같은 냉기류는 노 전 대통령 집권 후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때까지 계속됐고 참여정부 후반까지도 앙금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에 따라 취임 직후 미국을 방문해 쇠고기 수입 개방을 약속하는 등 한미관계를 복원하는 데 총력을 다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지정학적으로 한국을 동맹관계로 다시 포용해야 했고 특히 집권 말기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한미 공조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인식했다. 이번 통화스와프 협정이 경제적 측면 외에도 정치ㆍ외교적으로 '힘의 균형'이라는 국제적 질서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통화스와프는 긴밀한 한미 공조가 없었다면 성사되기 힘든 것이었다"고 말한 것도 같은 줄기다. ▶▶▶ 관련기사 ◀◀◀ ▶ 한국경제 덮은 먹구름 걷히나 ▶ [한·미 통화스와프]고비 넘겼지만…'글로벌 R의 공포'는 여전 ▶ [한·미 통화스와프] "증시, 1,200선까지 반등 가능성" ▶ [한·미 통화스와프] "환율, 고점 찍고 내려갈일만…" ▶ [한·미 통화스와프]日·中과 스와프확대 모색 ▶ [한·미 통화스와프] "통화정책 길게보고 여유있게 운용" ▶ [한·미 통화스와프] "IMF에 스와프창구 요청 계획 없어" ▶ [한·미 통화스와프]재정부·韓銀 양동작전이 일궈낸 합작품 ▶ [한·미 통화스와프] '달러 우산' 편입…막연한 불안감 해소 ▶ [시론/10월 31일] 韓美 통화스와프의 기대효과 ▶ [사설/10월 31일] 환율안정 계기 마련한 韓美 통화스와프 ▶ [기자의 눈/10월 31일] '韓·美 통화스와프' 타결의 이면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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