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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허커비 美대선 첫 경선 승리
입력2008-01-04 17:05:28
수정
2008.01.04 17:05:28
최수문 기자
"새 지도력 필요" 美, 변화를 선택했다<br>오바마, 힐러리 누르고 흑인약점 극복<br>허커비, 공화당 재집권 기대주로 도약<br>"이제 시작" 뉴햄프셔등서도 혈전 예고
버락 오마바와 마이클 허커비의 3일(현지시간) 아이오와 경선 승리는 변화를 갈망하는 미국민의 욕구가 분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수십년간 부시 가문과 클린턴 가문으로 바통이 넘어지면서 경직된 미국 정계에 새로운 지도력이 필요하다는 미국인들의 바람이 표로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이번 대선의 최대 관심사는 사실상 흑인 대통령이 나올지, 또는 여성 대통령이 될지에 모아지고 있다. 공화당 출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의 수렁에서 국민의 지지를 잃은 상태에서 민주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 두 후보 가운데 누가 승리하더라도 미국 정치사에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되는 상황이다.
그동안의 여론조사에서 힐러리의 지지율이 오바마를 앞서온 것은 사실이다. 남편 빌 클린턴 대통령의 지원에다 자금 모금 1위, 경제중심지인 뉴욕주 상원의원이란 타이틀을 가진 힐러리 후보가 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거라는 상징성도 있다.
하지만 아이오와에서 분 오바마 돌풍에는 그녀의 대세론도 속수무책이었다. 민주당원들은 정권교체를 위해 '참신한 새 인물'을 원했다. 소수인종 출신이라는 약점도 인구의 94%가 백인인 아이오와주에서 극복됨으로써 상당부분 희석할수 수 있게 됐다.
오바마가 아직 힐러리와 전국 단위 지지도에서 여전히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이날 아이오와 승리의 여세를 몰아 8일 뉴햄프셔주 경선에서도 승리할 경우 최종 승리자에 올라설 가능성이 커졌다. 힐러리는 뉴햄프셔에서도 열세를 만회하지 못한다면 초반 패배를 반전시키는데 상당한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공화당에서는 마이클 허커비가 공화당의 전통 지지층인 기독교 우파를 기반으로, 공화당의 재집권을 가능케 할 수도 있는 기대주로 도약했다.
애초 침례교 목사로서의 이미지가 전국선거에서 통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이번 승리로 사라지게 됐다. 미트 롬니가 허커비의 돌풍을 잠재울 수 있을지도 관심이었지만 그는 역시 소수파인 모르몬 교도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2위로 물러났다.
아이오와 경선은 미 대통령 선거전의 첫 뚜껑을 여는 선거란 점에서 상징성과 의미를 갖고 있다. 될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자는 심리 덕분에 지난 30년간 여기서 이긴 후보가 70% 이상 본선에 진출해 왔다.
물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1988년 리처드 게파트 하원의원은 아이오와에서 1위를 하고서도 민주당내 경선에서 패배했으며 1992년 선거 때는 빌 클린턴 후보가 3위에 그쳤으나 대통령에 당선됐다.
인구 290만명으로, 총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7명에 불과한 아이오와주가 전국 선거에 미치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사설에서 "아이오와를 무시하라"는 논지를 편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런 점에서 힐러리나 에드워즈, 공화당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매케인 상원의원은 뉴햄프셔주 경선, 나아가 2월5일의 '슈퍼 화요일'이 끝날 때까지 희망의 끈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줄리아니와 매케인 등은 지짖도가 낮은 아이오와는 사실상 포기하고 뉴햄프셔와 표밭으로 간주하는 플로리다 등 남부지역,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대규모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전략 지역에 승부수를 던지고 사활이 건 유세전을 벌여왔다. 아이오와 경선은 10개월에 걸친 미국 대선의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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