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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활위생용품 1위 '유한킴벌리' 성공 비결은

현지화·제품 혁신의 '합작 모델' 제시<br>국내 경영진이 책임 경영, R&D 센터 서울에 구축… 시장 변화 발빠르게 대응<br>윤리·환경경영 등도 앞장, 국내기업 해외 진출 모범

유한킴벌리 직원들이 공용 휴게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유한킴벌리


국내 생활위생용품 시장에서 '전 사업 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 글로벌 생활위생용품 기업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보다 더 한국인의 사랑을 받는 합작기업. 유한킴벌리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유한킴벌리의 성공은 해외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의 현지 정착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글로벌 합작기업의 모델=국내 생활용품시장은 다른 나라와 달리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이 대형마트 등 범용시장을 장악하지 못하고 국내 업체에 밀려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지난 1960년 국내 기업 유한양행과 미국 제지용품 기업인 킴벌리클라크의 합작으로 탄생한 유한킴벌리는 합리적인 합작 모델을 제시하고 윤리경영ㆍ환경경영 등에 앞장서며 국내 소비자들의 성원을 얻어왔다. 혁신적 사업 모델을 끊임없이 선보이며 글로벌 합작기업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한킴벌리는 다국적 기업 본사의 경영방침을 준수해야 하는 일반적인 글로벌 기업과는 달리 처음부터 국내 경영진의 책임경영을 보장해 까다롭고 빠른 국내 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었다"며 "킴벌리클라크 본사는 그룹 전체의 '브레인'으로 유한킴벌리를 활용하고 있으며 유한킴벌리는 본사의 네트워크를 수출 전선에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윈윈' 모델을 진화시켜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모든 사업 분야 국내 1위=기저귀 부문 국내 시장점유율 1위(65%), 생리대 부문 1위(55%), 미용티슈 1위(43%), 화장지 1위(35%)를 지키고 있다. 신규 진출한 유아용 스킨케어 시장에서도 유한킴벌리는 만 2년 만에 1위(대형마트 기준)로 올라서는 등 놀라운 성과로 주목 받고 있다. 중국시장에서도 유한킴벌리의 명성은 높다. 지주회사인 킴벌리클라크 역시 100% 지분투자 형태로 중국에 진출해 있지만 유한킴벌리는 주력시장인 '프리미엄 기저귀' 부문에서 클라크 대신 선전하며 8년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합작회사는 수출 국가 및 지역에 제약이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 고전해온 킴벌리클라크가 철저한 현지화로 성과를 내온 유한킴벌리에 프리미엄 시장을 위임한 것이 이 같은 결과로 돌아왔다. 유한킴벌리의 경쟁력에 주목한 킴벌리클라크는 지난해 그룹 연구개발(R&D)을 전담할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를 한국에 세우기로 결정했다. 킴벌리클라크가 제품개발을 위한 연구센터를 북미 지역 외에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유한킴벌리의 엔지니어들은 '그룹 내 종합효율 1위국'의 명성을 바탕으로 전 세계 100여개국 이상의 클라크 사업장에서 효율 공정관리를 위한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사업 초기 클라크의 기술력이 국내 업계 최초로 화장실용 휴지, 미용티슈, 1회용 생리대, 팬티형 기저귀 등을 선보인 원동력이었다면 현재 유한킴벌리의 경쟁력이 그룹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배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유한킴벌리는 킴벌리클라크의 네트워크를 수출 증대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전세계 53개국에 2,376억원의 물량을 판매해 수출 개시 6년 만에 6배에 가까운 실적 증가세를 실현했다. 이 같은 수출 규모는 국내 용품 업체 중 단연 최고다. '한국시장 넘버1'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높은 성원을 받는 배경에는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이 검증한 우수한 품질력도 한몫한다. 유한킴벌리는 통상 6개월을 주기로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제품 혁신을 거듭하며 고객의 달라진 기호를 제품에 적용시켜나가고 있다. 실제 1990년대 초 P&G가 글로벌 기저귀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 점유율 격차를 10%까지 줄인 적도 있었지만 최종 승패는 2007년 P&G의 국내 기저귀 사업 철수로 귀결됐다. 생리대 시장 역시 1990년대 점유율 추락을 극복하고 1995년 '화이트' 브랜드를 선보이며 1위로 재도약했다. ◇지속가능경영 위한 미래 기업 모델 제시=독특한 사내 문화와 근무유연제 역시 유한킴벌리를 주목하게 하는 또 다른 배경이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유한킴벌리는 '조직원이 행복한 회사'가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첫 단추임을 국내 업체들에 알려온 기업"이라며 "불황기에 성과를 내는 이유도 이 같은 혁신이 조직원의 자율성을 이끌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유한킴벌리는 충분한 휴식과 교육을 보장하는 생산직의 4조 2교대 근무를 국내 시장에 정착시켰고 '스마트 워크제'를 실시해 시차출퇴근제ㆍ재택근무ㆍ탄력점심시간제ㆍ현장출퇴근제ㆍ복장자율화ㆍ수평적호칭제도 등에 앞장서고 있다. 9월에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본사에 '오픈좌석 시스템'을 도입해 업무에 따른 자유로운 이동근무를 보장하는 한편 임원실을 회의실로 교체, 층별 공용 휴식공간을 배로 늘려 주목 받기도 했다. 사내 출산율 역시 1.8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합계출산율인 1.74명(2009년)을 웃돌고 있다. 이를 통해 유한킴벌리는 2009년 지식경제부 주관 '지속가능경영대상' 명예의 전당에 선정되고 매년 '한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으로 수상명단에 오르는 등 윤리경영, 환경경영, 사회공헌 선도기업으로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심고 있다. 유한킴벌리가 1984년 시작한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도 생명의 숲, 학교숲 운동 등으로 확산되며 공익운동의 대표 모델로 자리잡았다. 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은 "유한킴벌리는 지난 40여년간 조직원의 창의성을 보장하고 업무 혁신에 집중해왔다"며 "직진출을 추구하는 글로벌 기업 대신 유한킴벌리식 '한국형 합작 모델'을 중국 등 신흥국에 도입한다면 인프라와 인적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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