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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뉴 밀레니엄과 평화운동

군축을 통한 세계평화 방안이 최초로 논의된 1899년의 헤이그 평화회의 이후 지난 100년간 군축협상에는 큰 진전이 없었다. 새로운 천년을 앞두고 국제평화를 위한 협상이 인류가 해결해야할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헤이그 회의를 주도했던 것은 오스트리아의 팽창을 두려워한 러시아의 니콜라이 2세 황제였다. 한 세기가 지난 지금 평화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은 다양한 이해관계를 지닌 여러 그룹들이다. 인권보장 및 확대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민주주의 운동단체들은 98년 전범과 독재자를 단죄하기 위해 국제 형사재판소를 설립하는 등 국제평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97년 대인지뢰 금지협약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비정부국가기구(NGO)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이와 함께 대출금을 제대로 돌려받기 위해 평화를 원하는 국제 금융기관들이 있다. 평화운동의 주체들이 변하고 있는 것은 갈등의 성격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19세기의 고전적 국가간 갈등은 냉전 이후 대부분 사라졌지만 인종, 종교, 천연자원을 둘러싼 국가 내부의 갈등과 분쟁은 급증하고 있다. 100년 뒤 인류의 모습은 더 나아질 것인가. 현재까지의 상황으로서는 전망이 밝지 않다. 100년전 헤이그 평화회의에서 합의한 무기통제안은 두 차례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면서 유명무실해졌다. 1945년 이후 강대국을 중심으로 생화학무기를 금지하기 위해 여러차례 협상을 벌여온 것은 대량살상 무기를 다른 국가들이 보유하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핵무기가 아직까지 지상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엔은 전신인 국제연맹보다 영향력이 강해졌지만 분쟁해결 능력을 나토 등 외부에 의존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체첸사태에 대해 유엔이 아무런 직접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런 현실을 잘 나타낸다. 그러나 새로운 세기의 희망도 자라고 있다. 평화를 위한 도덕성 회복운동과 분쟁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노력도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평화운동은 궁극적으로 미봉책인 무기통제 차원을 넘어 전쟁의 근본원인인 정치경제적 불만을 없애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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