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경기 지표들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는데다 지도부 교체 이후 경기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4곳 가운데 3곳이 10월 이후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내수 성장으로 실적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는 건강 보조식품 업체 차이나킹은 이 기간 64% 정도 올랐고 차이나하오란(38.7%), 에스앤씨엔진그룹(28.8%), 글로벌에스엠(26.3%), 완리(23.9%) 등도 20% 이상 올랐다.
오두균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기업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일부 기업들은 차이나리스크 해소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회계나 기업 투명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으면서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 중심으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기업들의 강세는 경기 지표 반등과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저평가 매력의 '3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반등한데다 10월 제조업 PMI지수도 6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을 넘어서면서 4ㆍ4분기 제조업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5세대 지도부로 교체가 진행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내수 산업 활성화 정책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 연구원은 "2010년 10월 시진핑으로 정권 교체가 확정되면서 국내 상장 중국 기업들의 차이나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났던 것을 상기해보면 올 하반기에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번 정권 교체 이후 중국 경제는 소비 중심의 경제 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고섬 사태 이후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기업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수준에서 거래가 되고 있어 어느 정도까지는 제자리 찾기가 이뤄질 것이라는 진단도 제기됐다. 상당수 중국 기업들의 주가수익률(PER)이 3배 안팎 수준에 머물고 있다.
차이나킹의 경우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PER는 4배가 채 되지 않아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은 이날 '코스피지수 1,900포인트에서 건져내야 할 가치주 9선'에 차이나킹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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