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의 상승세가 무섭다. 한 달 전 46개월 만에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한 중국 증시는 이후 단숨에 3,300선을 웃돌았다. 상하이종합지수의 일일 거래대금은 6개월 만에 3배가 늘었고 신규계좌 수도 같은 기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20.7% 상승했고, 1년 동안에는 52.9% 올랐다. 새로운 사이클의 시작이다. 이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나고 있다. 과열은 과열이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이제 그 열기가 식을 것이냐 더할 것이냐인데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선 상하이종합지수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금융주(33.95%), 산업재(18.08%), 에너지(13.49%) 관련주의 방향성을 짚어보면 당분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후강퉁 출범 후 증시 활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증권주는 가장 뜨거운 주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선강퉁 출범 가능성과 자본 시장 개방 일정 등을 고려해봐도 증권주의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업종도 마찬가지다. 은행주는 워낙 저평가돼 있는 가운데 높은 배당수익률로 관심이 쏠려 있다. 게다가 정책적으로도 지급준비율 인하 기대감이 있고 인민은행의 '예금보험조약(최대 50만위안)' 발표로 중국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오를 방침이어서 당분간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1·4분기 말~2·4분기에 신용 리스크가 언급될 가능성이 있어 이 시기에 주의해야 한다. 또 철도 부분에 정부가 집중적으로 자금을 투입할 방침을 발표했고 천연가스 가격 등에 대한 가격 결정권을 시장에 개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관련 기업의 적자 감소도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상승 추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측면은 정책이다. 현재 중국은 부서별로 한 해 동안의 계획과 방향성이 수립되고 공표되는 시기다. 여기에 오는 2월 중순 춘제 이전 소비부양에 대한 기대감도 있고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앞둔 부양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있는 상황이다. 또한 7조위안 인프라 투자 부양책 등 여러 정책이 나오고 있어 긍정적이다.
반면 매크로 측면에서 중국 증시를 살펴보면 그다지 핑크빛은 아니다. 제조업 경기 위축이 이어지고 있고 생산이나 소비도 아직 살아나는 모습은 아니다. 부동산 시장 역시 경직돼 있어 부동산발 신용 리스크가 최대 리스크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글로벌 금융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는 중국 증시, 매크로 리스크가 발발할 시기에 급등에 대한 경계심이 맞물리면서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이에 따른 조정은 추세의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경착륙을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들이 출시되고 있고 지속되는 기업공개(IPO)로 인한 물량압박도 외국인이 주식 시장에 출입이 가능해지면서 자연스레 분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선전 증시 역시 개방될 가능성이 높아 증시와 경기의 괴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