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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님은 안마밖에 못한다고들 했지만…"
입력2009-04-19 15:36:42
수정
2009.04.19 15:36:42
청각·언어장애·지체장애 등도 보조공학기기 활용도 높아져
“눈이 멀었으니 안마밖에 할 게 없다고들 그럽디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시각장애인 김명섭(30)씨는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타자를 두드리고 있었다. 컴퓨터 모니터에 붙어있는 ‘2009년 나의 목표’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컴퓨터활용능력 2급, 인터넷 정보관리사 2급, 정보처리기사 등이 차례로 나열돼 있다.
김씨 컴퓨터의 스피커에서는 “프로그램, 문서, 설정, 검색…”이라는 말이 보통 말의 5배 속도로 빠르게 쏟아져 나왔다.
“3년 전 혼수상태에서 일어나보니 눈이 보이지 않았다”며 “얼마 전까지도 이런 게 있는 줄 모르고 안마하는 일만 생각했다”는 김씨는 이미 컴퓨터활용능력 2급과 인터넷정보관리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시각장애 분야뿐 아니라 청각, 언어장애, 지체장애 등의 분야에서도 이 같은 보조공학기기의 활용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1980년 후반부터 미국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보조공학기술’은 장애인이 직면한 문제를 공학적으로 개선하는 기술을 뜻한다.
지체 장애인들을 위한 높낮이 조절 테이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정보단말기 등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신체적 능력 차를 줄일 수 있는 기술들이 속속 개발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부는 보조공학기기를 개발하고 지원해 장애인의 고용을 촉진하고 고용안정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2004년부터 복권기금 일부를 장애인고용촉진공단 보조공학센터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정보접근, 직업기구, 의사소통, 사무보조 등 4개 분야의 33개 품목이 지원되고 있고 앞으로 기술발달과 수요에 따라 품목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와 공단이 지정한 장애인직업훈련기관에서는 특정 한도 내에서 무상으로 임대되거나 지원된다.
그러나 지원대상자가 현재 사업주에 국한돼 있고 본격적인 지원이 시작된 지가 3년에 불과해 보조공학의 실효성은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공단 관계자는 “장애인들이 피나는 노력으로 한계를 극복했다는 표현도 옛말이 될 수 있다”며 “장애인을 보는 인식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날이 올 것”이라고 보조공학기술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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