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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때이른 더위에 지친 몸, 우엉차로 원기회복을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대표원장


한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는 등 벌써 여름이 찾아온 듯하다. 일교차가 심하고 기온이 급격히 오르는 5월에서 6월로 넘어가는 이 시기가 더위를 가장 심하게 느끼는 때가 아닐까 싶다.

대부분 건물에서 냉방시스템을 가동하기 전인데다 아직 더위에 적응하지 못한 신체감각이 한낮의 열기를 마치 한여름처럼 인식하기 때문이다. 오뉴월 더위와 환절기 피로는 곧 다가올 여름철 무더위에 대비하게 하는 일종의 예비 훈련 과정인 셈이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오기 전부터 더위를 심하게 느끼거나 몸이 무겁게 느껴진다면 물 대신 우엉을 끓인 우엉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지난해부터 우엉에 항산화·다이어트·해독 등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최근 우엉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밥 재료나 조림·볶음으로 밑반찬 역할을 톡톡히 하던 우엉이 갑자기 건강차 재료로 귀한 대접을 받게 된 것이다. 선조들도 우엉의 진가를 알아봤던 듯하다. 조선 시대 생활상을 총망라한 '산림경제'라는 고서에도 "우엉을 오랫동안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늙지 않는다"라는 기록이 있으니 우엉은 고금을 막론하고 인기 있는 건강 아이템이었던 것이다.

한의학에서도 우엉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귀한 약재다. 과실은 우방자(牛蒡子), 뿌리는 우방근(牛蒡根), 줄기와 잎은 우방경엽(牛蒡莖葉) 등으로 명명되며 모두 약용으로 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우엉의 뿌리와 줄기는 더위를 먹고 속에서 열이 나는 중열(中熱)과 자꾸 목이 마르고 물을 들이키게 되는 소갈(消渴)증상을 낫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유럽에서는 우엉을 소변배출을 원활하게 하는 이뇨제와 땀을 내게 하는 발한제로 사용했다고 한다. 우엉의 뿌리에는 이뇨를 돕는 이눌린 성분과 혈액순환을 돕는 사포닌 성분이 있으며 칼로리가 낮으면서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다. 내용을 종합해보면 우엉은 더위와 목마름을 해소하고 몸을 가볍게 해줘 여름철 건강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식품이라 할 수 있다. 단 우엉은 차가운 성질이 있어 평소 몸이 찬 사람은 섭취량을 적당히 조절하는 것이 좋으며 가급적 볶거나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우엉은 본래 가을이 제철이지만 우엉뿌리를 기름 없이 볶아서 말려두면 사시사철 몸에 좋은 우엉차를 즐길 수 있다. 큰 주전자에 말린 우엉 뿌리를 넣고 물이 반으로 졸아들 때까지 끓이면 되는데 여름에는 끓인 우엉차를 식힌 후 냉장고에 넣고 수시로 물처럼 마시는 방법도 있다.

한의학에서 봄은 생장의 기운이 대지에 가득한 계절이다. 중국 고대 의서인 '황제내경'에 따르면 봄에는 아침에 일어나 정원을 큰 걸음으로 걸어 가볍게 운동을 하고 싹이 움트는 기운을 몸 안에서 느끼도록 움직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이 오기 전, 우엉차를 들고 아직은 봄기운이 남아 있는 길들을 산책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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