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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서 묻어나는 따뜻한 소리 들려줄것"

클래식 무대서는 기타리스트 이병우


대한민국 음악계에서 이병우(46ㆍ사진)만큼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뮤지션도 흔치 않다. 음악감독을 맡은 영화 세 편('왕의 남자', '괴물', '해운대')이 '1,000만 영화'가 돼 '음악영화의 거장' 반열에 올랐는가 하면 해마다 단독 콘서트로 대중들에게 사랑 받는 기타리스트이며 피아니스트 김광민ㆍ가수 윤상과 함께 콘서트를 여는 등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음악인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우리나라 클래식을 대표하는 음악인들과 함께 무대에 선다.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총감독을 맡고 피아니스트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신아라ㆍ이유라, 첼리스트 양성원ㆍ송영훈이 함께 공연하는 '7인의 음악인들'을 통해서다. 1997년 '7인의 남자들'이란 이름으로 시작해 2009년 '7인의 음악인들'로 공연한 이 연주회는 그동안 클래식 스타들만 무대에 올랐던 터라 이번 이병우의 협연은 장르의 지평을 넓힐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공연을 앞두고 전화 통화로 만난 이병우는 "지난 10여년동안 클래식을 거의 못해서 개인적으로도 이번 공연에 기대가 크다" 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80년대에 조동익과 음반 '어떤 날'을 발표해 활동하다가 음악적 갈증을 풀기 위해 클래식 기타로 유학을 떠나 오스트리아 빈 음대를 수석 졸업했다. 하지만 귀국 후 영화 음악 등 다른 활동을 하느라 클래식 음악을 펼칠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 이병우가 이번 무대에서 들려줄 곡은 데 포사(de Fossa)의 기타 3중주 가운데 제1번 가장조. 바이올리니스트 신아라와 첼리스트 양성원이 함께 현의 노래를 펼칠 예정이다. 그는 "기타라는 악기가 클래식 음악에서는 발전을 하지 못한 악기라 실내악에서 기타 소리를 듣기 쉽지 않다"며 "해머로 치는 피아노 소리로 빚는 클래식이 아니라 손끝에서 묻어나는 소박하지만 따뜻한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즘도 그는 콘서트와 TV출연(이달 초부터 그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고정출연중)뿐 아니라 한 영상물의 배경음악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고 했다. 이처럼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음악계도 융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몇 년 후에는 장르 구분이 많이 없어질 것"이라며 "특히 클래식은 유산처럼 갈고 닦아야 하는 것도 있지만 장르 통합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두 가지 언어를 같이 하면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기 좋듯이 클래식도 다른 장르의 음악과 같이 하면 좋다"고 덧붙였다. '7인의 음악인들' 공연은 4일 대구 수성아트피아를 시작으로 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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