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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새로운 지식금융업의 도래


옛날 서양에서 금을 가진 사람들은 튼튼한 금고가 있는 금 세공업자에게 금을 맡기고 받은 보관증을 오늘날의 돈ㆍ수표 처럼 사용했다. 당시 금 세공업자들은 세공으로 버는 수입보다 금을 빌려주고 받은 수수료 수입이 많았다. 이들은 자연스레 1세대 은행가로 변신할 수 있었다. 혹자는 환전대(Bank)에서 다양한 종류의 화폐가 원활하게 교환돼 초기 은행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현대사회에서도 금융업은 신용을 담보로 다양한 형태로 변화ㆍ발전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쓴 맛을 보기도 했지만 금융업은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것이다. 상품가치 발휘 못하는 정보 수두룩 다가올 지식기반사회에서는 데이터와 이를 가공한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지식금융업'이 도래할 것이라고 한다. 지식이 데이터에서 출발한다고 가정할 때 이 정보들은 다양하게 결합ㆍ연동ㆍ저장되거나 필요에 따라 꺼내 쓸 수 있다. 지식은 금 자체 또는 세공된 금의 가치와 달리 무한히 확산시킬 수 있어 과학ㆍ문화ㆍ예술ㆍ철학 등으로도 연결된다. 또 엄청난 용량의 인간 두뇌는 어릴 때 수많은 걸음마의 시행착오를 거친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예측해 다음 걸음에는 넘어지지 않고 심지어 달릴 수 있게까지 만든다. 자동차는 얼마만큼의 연료를, 어떤 압력으로 연소실 안에 분사해야 배출 가스 규제기준을 충족시키며 언덕을 넘어갈 수 있도록 수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전자적으로 연료를 분사한다. 배와 비행기도 마찬가지다. 디자이너나 예술가들도 수많은 습작과 경험자료 그리고 그 시너지에 의한 창의력을 통해 지식을 창출한다. 철학자들도 끊임 없는 사색과 명상에 의한 영감으로 새로운 지식들을 만들어간다. 지식의 형태는 특허ㆍ상표ㆍ디자인 등으로도 대변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와 이를 조금 더 가공하면 콘텐츠ㆍ애플리케이션으로도 표현될 수 있다. 금이 환전대에서 금 보관증과 교환돼 금융거래가 생긴 것처럼 말이다. 그동안 초보적인 데이터에 머물렀던 서비스는 보다 지능적이고 스마트한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 정보로 수요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지식 대여, 부가된 지식으로 이자 지급, 파생융합협업 등 금융 형태를 포함한 다양한 장터(마켓플레이스)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미국 국립공업기술원(NIST)의 소재정보은행의 경우 물질의 성분을 제공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기업들의 실질적 소재 개발로 이어지도록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형 응용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날씨와 기후 데이터는 풍력ㆍ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짓거나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활용되고 날씨 예측을 토대로 한 선물 등 금융거래도 일어나게 한다. 세계 각국의 유모차 리콜 정보를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고 제조자가 설계에 참고하도록 하면 안전한 제품만 제조ㆍ유통되게 할 수 있다. 新산업ㆍ일자리 창출에 활용해야 지식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ㆍ교통ㆍ취업ㆍ영업시간ㆍ커뮤니티 정보 등 수많은 데이터들이 진화하면서 새로운 지식 서비스 산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정부ㆍ연구기관과 학교ㆍ기업 등의 수많은 데이터와 정보들은 대부분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시장으로 끌어내 새로운 산업을 일궈내고 젊은층에게 관련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도 신체치수ㆍ색채ㆍ리콜ㆍ시험인증 등과 관련한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다. 그래서 이 데이터들이 어떻게 지능적인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으로 변모해 새로운 지식금융업으로 태동할 수 있는지 입증하기 위해 지식정보은행추진단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향후 이를 우수 사례로 만들어 희망하는 민간에 넘기고 글로벌 사회에서도 통할 수 있는 새 지식금융기반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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