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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조선·해운 포스트 불황 대비] "준비된 자가 웃는다" 新기술로 위기돌파

조선- 해양 플랜트·고부가 선종 투자 확대<br>해운- 수리 조선소 사업등 새수익원 창출


‘호황은 좋지만 불황은 더 좋다. 준비된 자에게 위기는 오히려 기회다.’ 세계적인 일본 기업 마쓰시다전기의 창업자 마쓰시다 고노스케(松下幸之助)의 말이다. ‘경영의 신’으로 불린 그는 불황이 닥칠 때마다 새로운 발상으로 위기를 돌파한 것으로 유명하다. 불황기야말로 신제품과 신기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호기라는 이 말은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고전 중인 우리 기업들에도 귀감이 되고 있다. 전세계 1위를 자랑하던 국내 조선산업도 발주량 급감 및 신조선가 하락으로 위기에 봉착했고 매출의 80~90%를 외국에서 벌어들이는 ‘달러박스’인 해운업체들도 물동량 감소 및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 조선사 및 해운사들은 불황 이후 다가올 호황기에 대비해 기술개발, 설비투자, 신성장동력 발굴 등에 나서고 있다. 경기회복기에 시장지배력을 더욱 단단히 할 수 있는 ‘준비된 자’가 되기 위함이다. ◇포스트 불황, 기술개발로 차별화=시장 여건이 호전될 때 기업들이 경쟁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큰 부분은 바로 ‘기술’이다. 특히 조선업의 경우 저렴한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을 앞세워 물량공세를 펴고 있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업체들이 앞서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기술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만약 불황기 동안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려놓지 못한다면 ‘조선 맹주’의 자리는 언제든지 내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는 극심한 수주가뭄 속에서도 기술개발과 설비투자만은 오히려 예년 수준보다 더욱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조선업계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의 경우 올해 기술개발에 지난해보다 37%가량 늘어난 2,367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다른 투자 부문은 줄이더라도 해양 플랜트와 고부가가치 선종 분야에 대한 기술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기술개발 투자만은 줄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제2독을 확장한 데 이어 조만간 세계 최대 규모의 플로팅 독도 건설할 계획이다. 해외 선주사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점차 대형 선박을 발주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된 설비를 갖춰 수주영업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진 조선국가들의 경우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점진적으로 생산물량을 후발국들에 넘겨줬다”며 “중국이 턱밑까지 따라붙은 상황에서 기술력 면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에 나서는 것은 생존을 위한 필수사항”이라고 전했다. ◇신성장동력 적극 발굴 나서=경기에 민감한 조선ㆍ해운업의 특성상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해운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한진해운은 3자물류, 수리조선소,터미널 사업 등 해운연계 물류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회사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컨테이너 사업과 맥을 같이하는 터미널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오는 2011년까지 국내외에 총 16개의 전용 터미널을 확보해 ‘글로벌 터미널 운영업체’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STX팬오션 역시 미국 벙기, 일본 이토추상사와 미국 곡물 터미널 사업에 진출, 신규 수송 물량 증가에 따른 수익창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현대상선도 부산 신항 터미널, 네덜란드 로테르담 마스블락트2 컨테이너 터미널 등의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태양광ㆍ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그동안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막대한 현금을 축적해온 조선업계로서는 경쟁 업체들에 비해 월등한 체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올해 안에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공장과 풍력발전설비 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며 삼성중공업은 총 6,000억원을 투자해 2010년까지 2.5MW급 육상용과 5MW급 해상 풍력발전설비를 연간 200기가량 생산할 방침이다. 또 STX는 그룹 차원에서 태양광ㆍ풍력ㆍ수처리 등 신재생에너지 및 친환경 사업을 육성해 2015년까지 이 분야에서 6조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 대표 구조조정 분야 멍에 벗고 '수출주도 업종' 명예회복 노려
4월부터 수주상담'고개'…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
"지난 4월부터 수주상담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조만간 좋은 소식들이 들릴 겁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최근 조선ㆍ해운시황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STX그룹은 조선업체인 STX조선해양과 해운업체인 STX팬오션을 모두 운영하고 있어 그 어느 기업보다 두 산업의 시장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다. 강 회장은 "솔직히 지난해 말부터 올 1ㆍ4분기까지는 수주상담이 거의 전무했다"면서 "최근 들어 발틱운임지수(BDI)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자금력이 있는 선주사들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수주상담이 진행되는 등 조선ㆍ해운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대표적인 구조조정 업종으로 꼽혔던 조선ㆍ해운업계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 부실한 업체들의 경영악화로 인해 뒤집어썼던 '대표 구조조정 업종'의 불명예를 씻어내고 '대표 수출주도 업종'으로의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계는 지난 몇 년간 수주했던 물량들에 대한 건조가 올해 본격적으로 이어지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고 해운업계 중 일부 업체들은 올 하반기에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의 경우 현대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의 경우 지난 1ㆍ4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 2ㆍ4분기에도 매출 12조562억원, 영업이익 1조7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매출은 21.5%, 영업이익은 15.2%가량 늘어난 수치다. 해운업계는 최근 4,000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BDI와 최근 활동에 들어간 선박펀드에 힘입어 불황극복이 탄력을 받고 있다. 실제 배를 확보하려는 해운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중고선 가격도 오르고 있다. 세계적인 조선ㆍ해운 시장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케이프사이즈급(17만톤급) 중고 벌크선 평균 가격은 올해 초 4,400만달러에서 최근 5,200만달러로 1,000만달러 가까이 올랐다. 이에 따라 일부 해운회사들은 지난해 말 이후 없어졌던 야근이 부활했고 몇몇 회사들은 올 하반기 영업실적이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과 해운은 경기를 함께 타는 공동운명체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함께 겪었던 만큼 회복도 함께할 것"이라며 "두 산업 모두 최근 구조조정의 틀이 마련된 만큼 최악의 상황은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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