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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 칼날에 광양 LNG 터미널 매각 진통… 포스코 재무구조 개선 차질 우려

5,000억 알짜자산 발묶여 다른 자산 매각도 제동 예상<br>재계, 리스크 확산될까 촉각

포스코 광양 LNG 터미널 전경. /서울경제DB

검찰의 사정 바람에 포스코가 재무구조 개선의 중요한 축으로 삼았던 광양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매각작업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불황 속에 경기전망마저 불투명한데 기업경영에 '정치적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어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철강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본격화할 예정이던 광양 LNG 터미널 매각 작업이 포스코 측 요구로 중단됐다. 철강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광양 LNG 터미널 매각 주관사인 도이치증권이 4월부터 잠재적 인수 희망자를 대상으로 투자안내서를 보낼 계획이었지만 최근 포스코 측에서 매각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혀와 매각 작업이 잠정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하반기 광양 LNG 터미널의 매각 방침만 밝힌 후 구체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올 초 제철소의 사업부 형식인 터미널을 별도의 자회사로 분리한 후 매각 작업을 준비해왔다. 포스코도 광양 LNG 터미널 매각 중단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광양 LNG 터미널은 해외에서 들여온 LNG를 액체 상태로 탱크에 저장했다 연료로 쓸 수 있게 기화 처리한 후 가스관을 통해 공장들(광양제철소·SKE&S·이토츠)에 공급하는 설비로 포스코의 비핵심 자산 매각 계획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포스코는 광양 LNG 터미널의 지분 49%를 팔아 약 5,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지난해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시작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속도를 높일 계획이었지만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권 회장은 철강사업에 집중한다는 목표 아래 포스코특수강 지분 52.5%를 세아베스틸에 매각하는 한편 계열사인 포스화인의 지분 69.2%도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팔고 관계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의 마산 대우백화점도 매각하며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철강업계는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서 시작된 검찰 수사가 정준양 전 회장 등 그룹 전반으로 확대되자 포스코가 주요 자산 매각과 같은 경영 판단을 뒤로 미루고 수사 결과 등 경영 외적 변수에 대응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도 "주요 자산 매각은 이해관계에 따라 회사 내·외부의 평가가 엇갈리는 측면이 있는데 지금처럼 외풍이 센 상황에서 일관되게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포스코가 광양 LNG 터미널 매각을 중단하면서 계획했던 부산 센트럴스퀘어와 포스코우루과이, 포스코엠텍 도시광산사업부, 호주 구리광산 샌드파이어 지분 등의 매각 작업 역시 줄줄이 무기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포스코건설 지분 1조원 규모를 매입하는 본계약도 이달 초 예정됐다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황이어서 딜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의 또 다른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 매물이 알려진데다 그룹 상황이 어렵자 제값을 받기 힘든 측면도 있다"며 "(매각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광양 LNG 터미널만 해도 주요 화주들과 20년 단위 장기계약을 맺고 있어 현금흐름이 안정적이고 연간 7% 안팎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눈독을 들이는 업체들이 1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매각 가치를 극대화하려면 치밀한 준비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포스코와 함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다른 기업들 역시 경영 차질이 나타나고 있다. 검찰이 최근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동국제강은 브라질 제철소 건설사업의 자금조달이 삐걱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KT는 황창규 회장이 전 정권에서 임명한 최고경영자와 다른 길을 가기로 해 KT렌탈을 매각했다 최근에는 팔기로 했던 KT캐피탈 매각을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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