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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차이나펀드 시대 "곤니치와, 일본"

"日 증시 전망 좋다" 두 달새 3,946억 유입… 상품도 다양해져

■ 자금 몰리는 일본펀드에 투자해볼까




日 실질임금 올라 내수시장 활성화 기대 속

가치·배당·레버리지 등 성향따라 투자가능

엔저가 변수… 환헤지 가능한지 확인해봐야


"일본 펀드의 수익률이 중국 못지 않는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훨씬 덜한 것 같습니다. 이미 무르익을 만큼 익은 시장이라는 선입견과 과거 '잃어버린 20년에 대한 우려' 그리고 일본이라면 왠지 투자하기를 꺼려하는 심리적인 이유가 작용한 것 같습니다." (A자산운용사 상품전략팀장)

일본 펀드는 최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투자자들로부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일본 펀드는 연초 후 16.14%의 우수한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자금은 1,170억원 가량 유입돼 중국펀드 유입액(2,821억원)의 40% 정도 수준에 그쳤다.

최근들어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일본 펀드로 자금이 급속하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 투자하는 새로운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3월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이스트스프링다이나믹재팬' 재간접 펀드를 시작으로 '스팍스본재팬', '프랭클린연금재팬', '삼성일본중소형포커스' 등 일본 신상품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일본 시장이 중국을 대체할 만한 해외투자처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6월 이후 운용업계의 화두는 중국 펀드 이후의 주도 상품을 찾는 일이었다"며 "현재로서는 일본과 유럽, 글로벌 분산투자 펀드 정도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시장에 대한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전망은 대체로 밝은 편이다. 한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본은행의 자산 매입 정책 확대에 대한 기대가 약화된 상황"이라며 "하지만 추가 양적완화가 없더라도 엔화 약세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과 경기회복세를 감안하면 일본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반면 부정적인 시각도 일부 존재한다. 일본 경제 여건이 개선된 것이 '엔저'에 따른 혜택이어서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이 높아진 현재 상황에서는 일본 펀드 투자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엔저정책으로 인한 수출 증가는 수출대상인 중국과 미국의 경제 상황에 좌우될 수 있고,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 상황이 크게 바뀔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일본펀드의 자금 유입 속도는 올 초 자금을 끌어모았던 중국 펀드에 못지않다. 최근 두 달 동안 3,946억원이 유입됐다. 지난 2~4월 3,300억원이 유입됐던 중국 펀드 성과를 넘어서고 있다.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유럽펀드도 그리스 위기가 불거진 최근 두 달 간 자금 유입액은 1,400억원에 불과했다.

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일본펀드 가운데서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상품은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이 지난 2006년 설정한 '프랭클린재팬자 (주식) Class A'펀드로 1,716억원이 몰렸다. 이는 전체 일본 펀드 유입액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이 펀드는 토요타자동차, 미쓰비시 파이낸셜 그룹, 스미모토-미스이 파이낸셜 그룹, 일본 NTT, 브릿지스톤 등 일본의 대형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뒤를 KB자산운용이 지난 2007년 선보인 'KB스타재팬인덱스자(주식-파생)A' 펀드에 1,380억원이 들어왔으며 올해 설정된 '삼성일본중소형FOCUS자H[주식]_A' 펀드에 910억원, '이스트스프링다이나믹재팬자(H)[주식-재간접]클래스A'에 702억원이 유입됐다.

'KB스타재팬인덱스자(주식-파생)A' 펀드는 니케이225지수를 추종하는 'NOMURA ETF NIKKEI 225'에 자산의 전부를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이며 '삼성일본중소형FOCUS자H[주식]_A' 펀드는 일본 펀드로서는 드물게 일본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스트스프링다이나믹재팬자(H)[주식-재간접]클래스A'는 일본에서 운용하는 'Eastspring Inv Japan Dynamic Fund Class Aj JPY' 펀드에 자산의 대부분을 투자한다. 자금 유입 상위권 펀드의 특징이 모두 다 다른 셈이다.

일본 펀드로 자금 유입이 늘어난 것은 향후 일본 증시 전망이 상대적으로 좋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전문가들 역시 일본이 과거와는 달리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우선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자금이 일본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아울러 일본 금융회사들이 자산운용사를 앞다퉈 설립할 정도로 내부 유동성도 풍부하고 일본 내수시장도 실질임금이 올라가면서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일본의 실질 임금이 올라가고 내수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높은 건 부담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선진국 시장 기준으로 보면 유럽, 미국이 더 많이 올랐다"고 지적했다.



상품도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일본대표기업펀드가 대부분 이었지만 최근에는 가치주, 배당주, 레버리지, 인덱스 등 투자상품이 세분화 돼 투자자들의 성향에 따른 투자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환율이라는 걸림돌도 있다. 지난해에도 일본 주식시장이 많이 올랐지만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환율 영향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환율 측면에서는 엔저이기 때문에 미국 등에 투자할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본 펀드에 투자할 경우 환헤지가 가능한 상품인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일본 원·엔화 환율은 100엔당 935원 대. 환율이 지금보다 떨어지게 되면 환차손이 발생할 수도 있다.

보통 해외펀드 중 환헤지를 한 상품은 펀드명에 'H(Hedge)'가 붙으며 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는 'UH(Unhedge)'가 붙는다. 예전에 설정된 펀드는 헤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최근 출시된 펀드는 펀드명을 보고 투자자가 판단하면 된다. 실제 '삼성일본중소형포커스'펀드의 경우 환헤지를 한 상품은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이 1.79%인 반면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는 4.57%로 차이가 난다. 하지만 환율 변동에 따라 환헤지를 하지 않은 상품은 환매시 수익률이 크게 바뀔 수 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일본 펀드 투자에 환율 변동이 큰 변수이기는 하지만 더 이상의 양적완화가 없다고 공언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미뤄보면 급격한 엔화 약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의 성향에 맞게 상품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日펀드가 담은 대형주 1위는 '도요타'

펀드 자산 비중의 4.61%… 금융·통신·전자도 인기

박성호 기자

국내에서 운용 중인 수익률 상위권의 일본 펀드는 도요타자동차 주식을 가장 많이 편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장지수펀드와 인덱스펀드를 제외한 일본 대형주 펀드 중 수익률이 상위권에 있는 '프랭클린재팬자(E)(주식)', '한화재팬코아 1[주식]종류A', '삼성노무라일본전환자 1[주식](A)', '신한BNPP Tops일본대표기업자 1(H)[주식](종류A1)', 'KDB재팬 1[주식]A' 펀드는 모두 도요타 자동차 주식에 투자하고 있었다. 펀드 자산 중 평균 4.61%를 편입할 만큼 비중도 높았다. 도요타 자동차의 주가는 올 초 7,558엔에서 출발해 3월께 8,783엔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8,000엔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를 제외하고 이들 대형주 펀드는 주로 금융과 통신, 전자업종 종목들이 많이 담고 있다. 일본 미츠비시 UFJ 파이낸셜그룹 주식은 프랭클린재팬펀드와 신한BNPP Tops일본대표기업펀드, KDB재팬펀드 등 3개 상품이 편입했으며 평균 5.62%의 비중으로 주식을 담고 있다. 올초 주가는 664엔 정도였지만 현재는 884엔으로 30% 이상 올랐다. 아울러 스미모트-미쓰이 파이낸셜 그룹과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도 2개 펀드가 평균 2% 이상 주식을 담고 있다.

통신업종 중에서는 소프트뱅크를 담은 펀드가 많았다. 삼성노무라일본전환펀드, 신한BNPP Tops일본대표기업펀드, KDB재팬펀드가 소프트뱅크를 편입했다. 일본 최대 통신 업체인 NTT(NIPPON TELEGRAPH & TELEPHONE)도 인기 주식이다. 프랭클린재팬 펀드가 2.91%를 담고 있으며 신한BNPP Tops일본대표기업펀드도 자산의 1.84%를 NTT에 투자하고 있다.

아울러 코끼리밥솥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조지루시(Zojirushi), 소니(SONY), 화낙(FANUC), 쿄세라(KYOCERA), 파나소닉(PANASONIC) 등 대형 전자제품 기업과 아지노모토(AJINOMOTO)와 같은 식품업체들도 주요 편입 대상이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대형주들이 엔화약세에 힘입어 실적 및 펀더멘털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며 "이들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다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내수소비주나 중소형주들로 관심을 옮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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