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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 토종자본도 '쩐의 전쟁' 출사표

[글로벌 자본전쟁, 한국의 길을 찾는다] <1> 국경 넘나드는 '머니 노마드'

각국 연기금·은행 등 해외 금융·부동산시장 공략 가속

한국 아직 걸음마수준… KIC·대우證 등 해외진출 물꼬


일본의 3대 메가뱅크 중 하나인 미즈호그룹은 지난해 수익 중 71%를 비일본계 기업에서 벌어들였다. 미즈호의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 가운데 해외사업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30%에 달한다. 일본 도쿄 오테마치에 위치한 미즈호 본사에서 만난 이토이가와 미즈호은행 국제영업부 참사역은 "일본 금융기관들은 20년 넘게 저금리·저성장을 겪으며 해외로 적극 눈을 돌렸다"며 "현지에 진출하면 일본계 기업보다는 해당 국가 기업들과 깊은 관계를 형성하는 데 주력한다"고 강조했다. 미즈호은행은 '슈퍼30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유럽·아시아 등 각 지역 본부에 30개의 로컬 기업을 선정, 대출 및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쌓아나가는 것이다.

미즈호의 '슈퍼30'은 저금리·저성장·저수익의 3저(低) 시대를 맞아 선진 금융·투자기관들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국경을 넘나드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동안 대출과 이자수익 등 전통적 상업은행 업무에 치중했던 중국 은행들도 자산관리와 증권업을 겸업하면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채권인수와 인수합병(M&A) 주선, 사모펀드 등으로 활동 보폭을 점차 넓히고 있다. 이규엽 금융감독원 베이징대표처 대표는 "방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영업을 해온 중국 대형은행들도 금리 자유화 조치 이후 투자은행(IB) 업무 등을 통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초저금리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라면 글로벌 자본은 지역과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글로벌 '쩐(錢)의 전쟁'이 한창인 것이다. 부동산이 대표적이다. 금융위기가 잠잠해지면서 뉴욕 등 미국으로 몰려갔던 각국의 연기금·펀드·은행 등이 다시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다.

반면 한국 자본의 해외진출은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국의 해외증권 투자 비율(2013년 말 기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3% 수준으로 영국(162%), 프랑스(103%), 독일(82%), 일본(70%), 미국(55%) 등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최근 들어 해외증권 투자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지만 우리 경제 규모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산운용사(펀드 등)를 중심으로 해외증권 투자가 크게 감소한 후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자산운용사의 해외증권 투자 금액은 2007년 한때 706억달러에 달했지만 올 3월 말 기준 467억달러에 머물고 있다. 해외 직접투자도 별반 다르지 않아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GDP 대비 해외 직접투자 잔액 비율은 17.9%로 선진국(47.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심지어 개발도상국(18.75%)보다도 낮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투자자와 금융기관들이 해외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국투자공사(KIC)의 경우 2011년 영국 런던의 금융 중심가인 시티오브런던에 10층짜리 건물을 7,500만파운드(약1,340억원)에 매입, 상당한 임대수입을 거두고 있으며 자산가치도 크게 올랐다. 런던에서 만난 KIC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공실률이 높았지만 지금은 중국 교통은행과 농업은행 등 많은 외국계 은행들이 입주해 임대료 수입은 물론 자산가치도 10% 넘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은 홍콩법인을 통해 기업 간 금융중개에 머물던 IB사업 부문에 리테일(WM)을 접목시킨 사업모델(IM)로 재미를 보고 있다. 대우증권 홍콩법인은 1억달러의 자기자본을 활용해 국내 증권사 최초로 현지에서 항공기 투자 2건을 성사시켰다. 이후 항공기 관련 상품을 국내에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대우증권 홍콩법인은 IM사업 부문의 약진으로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콩법인의 한 관계자는 "UBS와 크레디트스위스 등 유럽계 IB들이 수년 전부터 IB와 WM의 접목에 모든 역량을 쏟는 상황에서 대우증권의 사례는 국내 증권사의 해외진출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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