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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놀랍게도 축이다

제4보(57~75)

흑은 좌상귀를 받을 수가 없다. 참고도의 흑1에 받으면 백은 2로 끊는다. 흑은 3으로 단수치는 도리밖에 없는데 그때 4로 몰면 놀랍게도 축이다. 중앙에서 흑 2점이 잡히는 것은 거북등때림이라고 해서 빵때림의 갑절 효력을 지니는 법. 이 코스는 흑이 절대로 갈 수 없는 길이다. 5분쯤 망설이던 원성진은 아예 좌상귀를 외면하고 57로 꼬부리고 말았다. 백은 58로 관통하여 좌상귀를 고스란히 접수해 버렸다. 우변의 흑진이 웅대하긴 하지만 59로 또 손질을 아니할 수 없고 다시 선수를 뽑은 창하오는 우상귀마저 깨끗하게 접수했다. 계속해서 72로 중원 복판에 말뚝을 치니 이른바 ‘사귀생통어복’의 모습이다. 화장실을 다녀오던 위빈9단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이 바둑을 구경하더니 희미하게 웃었다. 언제나 친형처럼 창하오를 보살펴주는 위빈은 유창혁과 대국중이었다. 검토실에서는 루이9단이 모니터로 이 바둑을 보면서 역시 빙긋빙긋 웃고 있었다. 원성진은 후일 말했다. “던지고 싶었다. 하지만 빈 자리가 많아서 던질 수도 없었다. 창하오가 힘이 센 줄은 알고 있었지만 내가 이토록 보기 좋게 걸려들다니. 끝까지 끈질기게 물고늘어져야 하겠다는 오기 비슷한 것이 생겼다.” 흑75는 중원의 백을 공격해 보겠다는 수. 던지지 않으려면 이런 식으로라도 두어 보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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