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마지막 회생의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모든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발전방안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최근 공공병원인 김천의료원 원장으로 부임한 김영일(55ㆍ사진)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는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병원을 회생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치과의사 출신으로 오랫동안 진료활동을 해오던 김 원장은 지난해 경북도 정무부지사를 1년여간 역임하면서 광역행정을 경험했다. 이를 바탕으로 김 원장은 적자에 시달리는 김천의료원 운영 개선이라는 쉽지않은 임무를 안고 부임했다. 김천의료원은 170여명의 직원 중에서 120여명이 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 소속으로 지난 10여년동안 적자에 시달리며 내외부로부터 많은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경북도의 적지 않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누적적자가 1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 적자는 모두 약값 미불금과 임금체임으로 남아 있다. 전국에 있는 34개의 공공병원(대부분 시ㆍ도립) 가운데 27곳이 민노총 소속이며 이 중 17곳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경북도에도 3곳의 도립의료원 중 노조가 없는 안동의료원은 흑자를 내고 있고, 공공노조 소속인 포항의료원도 그나마 수지균형을 맞추고 있다. 김천의료원만 유독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김 원장은 취임사에서 직원들에게 “김천의료원이 현재 처한 현실이 최악상황이라는 위기의식을 모두 가져야 한다”며 “발전적인 자구책을 찾아야만 하는 절박한 시점”이라고 절박감을 호소했다. 그는 김천의료원이 민간병원이라면 벌써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김 원장은 노조측과 업무효율성 제고를 위한 대화를 충분히 가질 계획이다. 모든 직원들의 지혜를 모아야만 의료원이 회생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3차례의 연수를 통해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진지한 토론회를 가질 계획”이라며 “병원 생존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직원들의 지혜를 모아서 화합된 방향으로 나가도록 할 것” 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모든 직원들이 외부의 시선이 어떤지 파악하고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원장은 “직원들의 노력여부에 따라 이번이 마지막 원장이 될지도 모른다”며 “이 같은 각오로 직원들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역사를 다시 쓴다는 생각으로 임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보다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천의료원은 지난 1921년 경북도립 공공의료기관으로 설립돼 그 동안 특히 낙후지역의 주민들의 건강을 지켜왔다. 지난해부터 120억원을 투자해 병동을 신축한데 이어 올해 80억원을 들여 기존 병동 리모델링을 마치고 270병상을 확보한 최신시설의 병원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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