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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동판교는 여전히 매도자 우위 시장입니다. 여기서는 급매물 찾기가 쉽지 않아요."(동판교 명품공인의 한 관계자) 오랜만의 단비가 내린 지난 18일 판교신도시의 모습은 아직 '미완성'이었다. 말끔하게 단장한 새 아파트 사이로 상가나 업무용 빌딩 공사가 한창이다. 특히 판교역 예정지 주변의 상업지구와 테크노밸리 주변은 터 파기 공사로 어지러운 모습이다. 반면 지난해부터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 등의 주거시설은 거의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여름이 코앞으로 다가온 탓인지 단지 내부 및 외부 산책로는 온통 녹색으로 물들어 있다. 녹지비율이 38%에 달하는 만큼 기존 신도시와는 달리 쾌적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서울 및 수도권으로 연결되는 버스도 늘고 단지 내 상가 역시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판교신도시 아파트 시장 상황은 썩 좋지 않았다. 대규모 입주에다 중대형 아파트의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매물이 속출하며 가격하락을 면치 못했다. 편의시설 등의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원인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 지역 거래 시장은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수도권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거래침체와 급매물 속출 현상도 판교만은 비켜간 듯하다. 이 지역 A공인의 한 관계자는 "전매가 허용되는 중대형의 경우 3.3㎡당 평균 2,800만~3,000만원선에서 꾸준히 거래가 이뤄진다"며 "아직 전매가 허용되지 않는 109㎡형 역시 동판교는 8억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오히려 "혹시 가격이 떨어져 급매물이 나오지 않았느냐"고 문의하는 매수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이 일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동판교 소재 B공인의 한 관계자는 "워낙 전세 수요도 많고 앞으로 신분당선 개통, 테크노밸리 입주 등 호재가 풍부해 집주인들이 급하게 팔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라며 "거래가 많지는 않지만 가격이 떨어지는 일도 없다"고 말했다. 전세 시장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입주 직후 한때 2억원선까지 떨어졌던 109㎡형(이하 전용면적 기준)의 전세가는 현재 3억3,000만~3억5,000만원선까지 뛰었다. 입주율 역시 소문과는 달랐다. 판교 삼백공인 관계자는 "임대단지를 제외한 봇들ㆍ산운ㆍ백현마을 일대 분양아파트는 대부분 입주 2~3개월 만에 90% 이상의 입주율을 보였다"며 "서판교에서 갓 입주한 단지들은 109㎡형 전세가가 2억3,000만~2억5,000만원까지 낮아지기도 했지만 입주가 완료되면 곧바로 주변 시세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상가시장의 경우는 생각보다 침체된 분위기다. 판교역 중심 상업지구 등에서 크고 작은 근린ㆍ복합상가들이 잇따라 공급되고 있지만 계약률은 영 신통치 않다는 게 인근 공인중계사들의 설명이다. 상가 분양상담을 대리하고 있는 삼평동 C공인 관계자는 "공급은 넘치는데 문의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며 "1층 근린상가의 3.3㎡당 분양가가 7,000만~8,000만원선으로 너무 높은데다 아직 상권도 눈에 띄게 활발하지 않다는 것이 이유"라고 전했다. 그는 다만 "신분당선이 개통되고 테크노밸리의 기업 입주가 본격화하면 수요가 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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