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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학노트] 뱃속사정이 건강의 척도

이상택(안양병원 이사장)감기가 들어도 노화는 진행된다. 감기자체는 낫더라도 감기로 인해 생긴 상처는 체내에 어떤 형식으로든 남겨진다고 봐야 한다. 배탈이 나는 경우도 그와 마찬가지로, 없었던 일로 치부되지는 않는다. 변비나 설사·복통 등이 잦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노화속도가 빠르고 성인병에도 걸리기 쉽다. 뱃속 사정을 정비하는 노릇은 피부미용을 위해서도 효과적이다. 세계의 장수지역을 보면 공통된 요소가 4가지 있다. 신선한 식품을 먹고 과식하지 않으며 영양의 균형이 좋고 뱃속사정이 잘 정비돼 있다는 것 등이다. 뱃속을 정비한다는 것은 장속의 균을 좋은 상태로 있게 하는 것이다. 위의 4가지가 실행되면 사람은 대개 건강할 수 있다. 감기조차 잘 들지 않는다. 장속의 이로운 균의 대표격은 유산균이다. 그 밖에도 몇몇 이로운 균이 있으나 뭐니뭐니 해도 유산균이 주역이다. 유산균은 비타민 B1·니코틴산·엽산·비타민B6·B12 등을 합성한다. 또한 유산균은 유단백과 유당의 소화촉진과 칼슘의 흡수율을 돋운다. 이것은 주로 영양면에서 유산균의 작용인데, 그 밖에도 유산균은 다른 해로운 균을 약화시키는 작용을 하여 발암억제·성인병예방·노화억지(抑止) 구실을 한다. 예전에는 한국인이 섬유질을 많이 먹었으므로 변비도 적고 대장암도 드물었다. 그런데 근래에는 식생활이 서구화 되는 경향이 생겨 섬유질 섭취량이 감소되는 바람에 대장암이 증가되었다. 특히 단백질이나 지방이 많은 식사에는 식물섬유를 섭취하는 노릇이 중요하다. 식물섬유가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는 고구마·감자·시금치·우엉·버섯·옥수수·셀러리·호박 등이다. 이런 식품의 섬유질은 셀로즈계 섬유로서 장속의 해로운 물질을 몸밖으로 실어 나르는 작용을 한다. 또 한가지 섬유는 가용성(可溶性)인 섬유로서 사과나 포도에 함유된 펙틴, 곤약에 함유된 글루코만난, 해조류에 함유된 아르긴산 등이다. 이 섬유는 피속의 당분이나 해로운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억제하는 구실을 하므로 당뇨병이나 심장병의 예방에 공헌한다. 뿐만 아니라 장속의 유산균을 번식시키는 효용성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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