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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국회 딴죽에 철강 R&D지원 5년째 '제로'

온실가스 감축목표 세계 최고 수준인데…

CO2 감축 핵심기술개발 예산

야 "대기업 특혜" 편성 막아 철강업 경쟁력 악화 불보듯

핵심연구 외면… 철강 경쟁력 중국에도 추월당할 판



정부가 신기후협약인 '포스트 2020'에 대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잡았지만 정작 제조업 중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철강에서 이산화탄소(C02)를 줄일 핵심기술 연구지원이 5년째 겉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산 저가 철강의 공세로 업종 자체의 위기감이 감도는 가운데 내년부터 온실가스 감축계획이 시행되면 철강업의 경쟁력이 빠르게 쇠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철강을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수소환원제철공법 기술지원 예산이 내년에도 전혀 배정되지 못했다. 수소환원제철공법은 지난 2011년 정부의 예산 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고로 업체에 연구지원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야당이 2011년과 2012년 연속 '대기업 특혜'로 낙인찍어 2,800억원의 예산을 전액 삭감한 뒤 이제껏 관련 예산이 배정되지 못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공법은 원재료인 철광석(산화철·Fe203)에 탄소(C)가 아닌 수소(H)를 넣어 산소(02)를 제거해 철강(Fe)을 생산하는 최첨단 기술이다. 일반 공법이 탄소 덩어리인 코크스를 넣어 산소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대량 발생하는 것과 달리 수소환원제철공법은 온실가스가 아닌 수증기가 배출되는 특성이 있다. 학계에서는 이 공법과 이산화탄소포집기술(CCS)을 함께 쓰면 최대 30%가량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제철산업은 발전(38%)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온실가스(15%)를 배출하는 분야로 꼽힌다. 철강은 석탄 대신 신재생에너지·원자력 등으로 연료를 대체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발전과 달리 획기적인 기술혁신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부가 국제사회에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2030년 배출량 대비 -37%)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철강업의 온실가스 감축이 필수라는 얘기다.

국회에 발이 묶인 사이 일본과 유럽은 정부 지원으로 우리보다 한참 앞서고 있다. 일본은 2008년 연구개발(R&D) 투자를 기피하는 민간에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CORUSE50' 프로젝트 시작했고 유럽도 'UCLOS' 프로젝트를 통해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철강산업은 선진국을 따라잡기는커녕 후발주자인 중국에도 추격당할 처지다. 올 들어 8월까지 철강 수출은 5.8% 감소했다. 더구나 중국산 저가철강 공세에 밀려 내수시장의 수입산 철강 점유율은 40%(지난해 기준)를 넘어서 수출·내수 모두 흔들리는 상황이다. 내년에 온실가스 감축규제가 시행되면 국내 철강업 경쟁력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학계 관계자는 "국회에서는 대기업 특혜라는 정치논리에 묶여 있고 정부 내에서는 단기성과에만 급급한 연구를 하느라 정작 산업의 체질을 개선할 핵심 연구는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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