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일부 동남아 국가들이 정치 불안정이나 부정부패로 진출이 어려운 반면 베트남은 공산당 정부의 지도 체제와 우수한 관료 집단이 자리 잡고 있는 국가다. 1억명에 이르는 인구 가운데 35세 이하가 40%를 차지할 만큼 젊은 나라인 베트남은 해마다 6%에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잠재력 또한 커 국내 기업의 진출이 많다. 은행 입장에서는 해외 진출 초기 안정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국내 기업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진출이 쉽다는 뜻이다. 한 시중은행 해외 진출 담당자는 "국내 해외 투자 금액 규모로 베트남은 4위라는 높은 위치에 있고 베트남 입장에서는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국가가 바로 한국"이라며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은 4,500개에 이르며 앞으로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양국의 교역량과 경제 협력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예대마진이 4~5% 수준으로 한국의 두 배 이상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물론 베트남 외에도 동남아 국가 중 성장률이 높은 곳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문화가 맞지 않고 해외 기업 진출을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아 진출이 쉽지 않다. 한 시중은행의 해외 진출 담당 임원은 "군부 정권인 미얀마의 경우 군부가 만든 산업자본이 은행까지 갖고 있을 정도로 사회 전분야에서 군부를 통하지 않으면 해결하기가 어렵다"며 "현지인 명의가 아니면 TV 설치도 안 될 정도로 해외 기업의 현지 진출을 위한 시스템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슬람 문화권인 인도네시아는 문화적으로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고 특히 금융사 입장에서는 이자를 받을 수 없는 이슬람의 독특한 규제 때문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며 "또 베트남은 지점을 설립하는 형태로 직접 진출할 수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부실화한 현지 은행을 인수하는 조건을 내걸고 있어 진출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반면 베트남의 문화는 사회주의라는 체제만 제외하면 우리나라와 유사한 점이 많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해외 진출 담당자는 "베트남 국민은 근면한 편이고 교육열과 재테크에 관심이 높다는 점 등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며 "농업이 주 산업인 베트남은 우리나라를 경제 성장을 위한 모델로 삼고 있어 한국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라는 점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