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투자의 창] 부활 조짐 보이는 유럽경제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말썽만 피우던 유럽이 요즘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유럽 경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유럽 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식형 펀드 자금흐름을 보면 올 들어 2월 중순까지 유럽으로 210억달러나 순유입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순유입액이 100억달러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돈이 들어가는 기세가 강하다. 미국 지역에서는 같은 기간에 오히려 340억달러가 순유출됐다.

시장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한 이유는 그리스 문제가 당장은 극단적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달부터 유럽중앙은행이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펴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양적완화 기대감으로 유로화는 이미 약세를 보여 지난해 말 1달러당 1.25유로이던 환율이 현재는 1.11유로까지 하락했다. 좀 더 길게 보면 지난해 5월에 1.39유로까지 올라갔던 환율이 불과 10개월 만에 1.11유로로 거의 20% 약세를 보인 셈이다. 제조업 경쟁력이 강한 독일 경제는 환율 약세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독일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7% 넘게 올랐다. 버핏이 인수한 기업도 독일의 오토바이 장비 제조업체다.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가를 판단하려면 유럽 경제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유럽 경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여러 나라의 통화를 하나로 묶어 놓았다는 것이다. 삼국지의 적벽대전에서 배를 묶어서 물결에 흔들리는 것을 줄이려는 연환계 전략과 비슷한 것이다. 통화를 하나로 묶어 놓다 보니 과거 그리스나 이탈리아는 경제 체력에 비해 강한 통화를 갖고 있었다. 경제 체력에 비해 강한 통화는 단기적으로는 물가 안정과 실질구매력 증대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버블을 키우고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이런 맹점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드러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이 같은 맹점을 바로 잡기 위해 환율은 묶어 두고 체력을 개선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쉽게 말하면 현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맵시 있는 단체복을 마련해놓고 이 옷을 입히기 위해 비대해진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다이어트 시키고 있는 것이다. 살을 빼려면 긴축을 강하게 진행해야 하다 보니 실업률이 필연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혈압이 떨어지는 것은 디플레이션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개인도 다이어트에 많이 실패하고 그냥 큰 옷을 사고 마는데 수천만명이 모여 있는 한 국가를 다이어트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저항은 당연하다. 여기에 대한 반발로 정권교체가 일어난 국가가 바로 그리스다. 대규모 양적완화 통화정책도 다이어트에 따르는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이다.

현상 이면의 흐름을 보자. 다이어트를 끝내고 나면 유럽 경제는 변모한다. 지금까지 고질적인 병이라고 여겨왔던 부분을 구조적으로 바꿔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남유럽은 꽤 맵시 있는 옷을 입을 수 있게 된다. 당장의 유로화 약세 요인 이외에 유럽 국가들이 얼마 정도 다이어트를 했는지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