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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중기지원자금의 효율성
입력1999-05-06 00:00:00
수정
1999.05.06 00:00:00
崔英圭 산업부차장중소기업의 생명줄은 바로 돈, 자금이다. 물론 기술력과 영업력, 인력 등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자금이다. 그 규모가 크든 적든간에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어떻게 하면 장기 저리의 자금을 융통받을지, 어디서 어떻게 돈줄을 잡을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같은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 정부는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책정, 중소기업들의 경영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의 중소기업 관련 정책자금지원 계획을 자세히 살펴보면 머리가 무척 복잡해 진다. 자금지원의 규모가 어마어마한데다 각부처마다 제각기 독자적으로 운영, 중복지원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중소기업 지원자금을 통한 사업규모는 모두 2만3,605건에 지원 금액만 34조50억9,300만원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실적만 보더라도 모두 7만4,487건에 37조4,085억원에 달했다. 물론 지난해 실적에 비해 올해 사업계획의 규모가 감소했지만 연말까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중소기업 지원자금을 통한 사업규모가 엄청난 규모라는 것만은 틀림없다. 중소기업관련 정책자금의 누수현상 등 부작용과 집행의 비효율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오고 있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실제 중소기업 구조개선자금의 90%이상이 운전자금으로 전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든지, 지원자금이 생산에 쓰이지 않고 사채놀이나 부동산투기에 쓰인다는 제보가 심심찮게 들어오고 있다. 심지어 지원기관과 내통해 자격이 되지 않거나 유령업체가 막대한 자금을 대출받고는 부도내버리는 일도 비일비재라고 한다.
이런 노골적인 범법행위에 특정업종의 형편을 무시하고 각 지역 지원기관에서 경쟁적으로 한 업종에 자금지원을 집중, 결국 과잉설비로 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는 사례도 있다는 지적이다.
중기정책자금 지원을 둘러싸고 국내에는 약 1만명의 브로커가 활개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일례로 최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朴모이사가 이들 브로커로부터 4,000여만원의 뇌물을 받고 신용보증서를 끊어주게 했다가 구속되기도 하는 개운치 않은 일들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결국 효율적인 자금지원과는 동떨어진 집행이 만연하고 있다는 증거다. 비효율적 자금집행은 지원기관의 전문성이 낮은 것에 기인한다. 따라서 자금지원에도 전문성이 강화돼야 한다.
최근 중소기업 정책자금 민간평가단이 구성됐다. 정책자금의 실수요자인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정책자금 평가와 제도개선을 통해 수요자 중심의 자금지원을 하겠다는 복안에서다. 경제위기 극복과 실업난 해소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바로 중소기업 지원자금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중소기업들의 왕성한 기업활동은 바로 우리 경제의 탄탄한 밑거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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