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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6월26일] 1,000억 벤처의 속앓이

SetSectionName(); [기자의 눈/6월26일] 1,000억 벤처의 속앓이 김흥록기자(성장기업부) rok@sed.co.kr 지난 24일 서울 삼성동 르네상스호텔에서는 경기불황의 한파를 뚫고 ‘꿈의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자랑스러운 벤처기업에 대한 시상식이 열렸다. ‘1,000억 클럽’ 가입이야말로 갖은 역경을 딛고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흥겨운 잔치마당이 될 듯싶었지만 실제 분위기는 그리 밝지 않아 보였다. 이날 한 벤처기업의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오늘 같은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지 모르겠다”며 어렵사리 말문을 연 뒤 “2005년 첫 출시한 제품을 대기업에 납품해오고 있는데 현재 공급 가격은 당시의 10% 수준까지 떨어져 기술력으로 간신히 단가 압력을 이겨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회사 매출은 몇년간 수십배씩 늘어났을지 몰라도 대기업의 무리한 단가 인하 압력에 시달리다 보니 순이익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있다는 얘기였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행사장에 참석한 벤처기업인들은 한결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표정이었다. 모두가 벤처기업이 쏟아 붓는 노력의 결실을 대기업에서 가로채가고 있으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더 이상 매출 1,000억의 벤처 신화는 탄생하기 힘들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기 때문인 듯하다. 현재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은 대기업에 신기술을 공급하는 기업 간 상거래(B2B)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독자적으로 세계 시장을 개척하는 사례도 있긴 하지만 신기술을 통해 대기업에 경쟁력을 보태는 벤처기업들이 훨씬 많은 편이다.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1위를 유지하는 간판 품목들도 밑바탕에는 벤처기업의 탄탄한 기술력이 깔려 있다는 점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 같은 벤처기업들의 속앓이는 동등한 파트너가 아니라 여전히 단순 하청 업체에 머물러 있는 국내 벤처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벤처 업계 입장에서는 기술 하나를 믿고 세계로 날아가는 도중에 대기업에 의해 날개가 꺾인다고 느끼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결국 대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국가 경제 전체의 성장 포트폴리오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우리 벤처기업이 매출 1,000억원을 넘어 5,000억원, 1조원대의 글로벌 거대기업으로 쑥쑥 자라나는 모습을 하루빨리 보고 싶다. 사슴을 다 잡아먹고 나면 사자도 굶어 죽는 것이 순리다. 대기업들이 이제라도 벤처기업을 국가 경제의 진정한 동반자로 인식한다면 벤처기업인들의 한숨은 줄어들 것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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