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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금감원부원장 "금융기관장들 구태 못벗도 있다"
입력2000-02-15 00:00:00
수정
2000.02.15 00:00:00
김영기 기자
이번 서한을 보낸 주인공은 금감원의 검사를 총괄하는 김성희(金成熙)부원장보. 金부원장보는 A4용지 10장의 서한에서 『아직도 많은 금융기관장들이 과거의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허둥대고 있다』며 『5년후 국내 금융기관, 특히 은행들이 몇개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개탄했다.金부원장보는 특히 『국내 금융기관들이 생색내기 쉬운 단기전략과 부가가치가 낮은 일상적 일에 얽매이는 재래식 경영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인적자원에서도 상위은행의 경우라도 선진 외국계 은행에 비해 경쟁력 수준이 70%를 넘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 국내 은행과 외국계 은행의 경쟁력을 비교, 시중은행의 자금력부분 경쟁력이 선진은행의 50% 수준에 불과하며 종합경쟁력에서도 선진국 은행의 60%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특히 편지서두에서 『은행의 금융기관의 합병여부는 시장여건과 경쟁력에 따라 은행이 스스로 결정할 사안임에도 마치 정부가 결정하는 것처엄 생각하는 금융인들이 많다는 사실이 염려돼 편지를 쓰게 됐다』고 밝혀, 금융권이 자발적 합병 등을 통해 변화에 적응할 것을 간접 촉구했다.
金부원장보는 이 편지에 대해 일단 개인적 소견일뿐 당국의 공식입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이용근(李容根)금융감독위원장이 최근 자발적 합병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의지를 밝힌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 서한이 발송됐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금보험요율 차등화 등 2차 금융구조조정을 앞두고 가뜩이나 자금이동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서한이 도출돼 구조조정을 시기를 자연스레 앞당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개인적 소견」을 빌린 이번 서한이 금융권 2차 구조조정 과정을 촉발시키는 일종의 신호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은행들이 구상해온 구조조정 시나리오는 크게 두가지. 정부 당국이 이미 밝힌 바있는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자연합병과 상업_한일은행의 합병처럼 정공법의 통한 합병방식 등이다. 그러나 시기에 대해서는 빨라야 하반기께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정부 당국에서 비치고있는 간접의지와 현재 금융권을 둘러싼 기류를 통해 가늠해보면 2차 구조조정의 시기를 이미 가시권으로 접어든 듯하다. 무엇보다 선발은행 대부분이 기업구조조정을 진행해온 과정에서 나타난 「피로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데다 업무분야에서 대형화를 통한 상호보완 효과를 절실히 원하고 있어 일부 은행간 합병작업은 이르면 상반기안에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경제」가 지난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2000년안에 국내 은행간 합병이 현실화되고, 외환_주택, 신한_하나, 하나_한미, 외환_국민은행 간의 합병이 이상적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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