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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동양화 시조 장승업을 만난다

간송미술관 내달 1일까지 작품 40여점등 전시


언제 어디서 태어나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도 확실치 않지만 천재적 재능으로 한국 동양화의 시조가 된 오원(吾園) 장승업(張承業,1843~1897 추정)은 어쩌면 잠시 인간으로 살다 간 화선(畵仙)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를 주인공으로 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도 비슷한 관점이다. 장승업은 한역관 이응헌의 집에 어린 심부름꾼으로 들어가 그 집에 수장된 명화들을 어깨너머로 보고 흉내내던 재주가 눈에 띄어 화가가 됐다. 경복궁 중건의 단청공사에 참여했다는 문헌기록도 있고, 민영환의 천거로 30대 후반이던 1880년대에 궁중 화원이 되지만 천재의 기질 탓인지 술과 여자를 좋아하고 자유분방한 그를 왕조차 매어두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성북동 간송미술관은 진귀한 오원의 그림 40여점과 그 화풍을 이어받은 지운영, 조석진, 안중식, 강필주의 작품까지 총 100여 점을 ‘오원 장승업 화파전’이란 제목으로 18일~6월1일 전시한다. 정식 교육을 받지 못했기에 장승업의 일필휘지가 일자무식, 용감성의 소산이라 폄하되기도 하나 그는 명화를 재현하더라도 철저히 자신의 조형의지를 반영했다. 감각적인 그림은 학문적 소양 없이도 감상할 수 있어 당시 상공업으로 일어난 신흥부자들의 취향까지 단번에 사로잡았다. 이는 서툴고 허술한 듯한 현대회화가 높이 평가되는 최근 미술시장의 경향과도 유사하다. 고전 관학파의 형식과 기교를 흡수한 동시에 신감각주의 경향을 표출한 오원 화풍은 조선시대 마지막 도화서 화원이었던 소림 조석진과 심전 안중식에게로 이어진다. 그 심전의 제자가 각각 홍익대와 서울대 동양화과를 창설한 청전 이상범과 심산 노수현이기에 결국 오원의 화풍이 현대 동양화의 근간을 일궜다는 게 최완수 간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의 설명이다. 오원이 자신의 후원자 민영환을 위해 4폭 병풍에 두 마리 씩 말을 그린 팔준(八駿:8필의 명마) 그림은 간송 전형필이 1930년대 당시 700원이란 거금으로 사들인 명작. 고종임금께 진상된 쌍폭 어용화 ‘남극노인도’는 문어머리 같은 중국식 신선 두상에 한국적 얼굴을 한 노인의 모습이 작가의 개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현대적 표현미와 색감이 돋보인다. 폭 2m가 넘는 두루마리에 담긴 ‘계산무진’ 등은 대중에 처음 공개되며 ‘심산임계’ ‘귀거래도’ 등 인물이 담긴 산수도 시리즈 전체가 선보이는 것도 처음. 당장 경매에 나오더라도 수억원대에 거래될 작품이라 안목을 키울 절호의 기회다. (02)762-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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