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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가속 부드럽고 고속서도 안정적 주행

실연비는 11㎞대 그쳐


현대자동차 '그랜저'는 올 1월 8,134대가 팔리며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에 월간 내수 판매 1위 자리를 다시 차지했다. 그랜저가 1위를 탈환한 것은 지난해 12월 출시된 '그랜저 하이브리드' 덕분이다. 1월 그랜저 판매 8,134대 중 하이브리드 차가 1,156대나 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시승해봤더니 이 같은 소비자 반응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시승하기 전에는 선입견이 있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기아차 'K5 하이브리드'의 경험 때문이다. 두 차는 기술적으로는 의미 있는 작품일지는 몰라도 드라이빙의 즐거움이라는 면에서는 실망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특히 저속 구간에서 변속기가 적절한 변속 시점을 찾지 못해 엔진 회전수만 올라가고 차가 쩔쩔매는 문제가 있었다. 이는 운전의 불쾌감과 연료 낭비의 원인이 된다. 두 번째 문제는 연비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두 가지 문제점 중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면에서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단점을 완전히 극복했다. 저속에서의 가속감이 상당히 부드럽고 고속에서도 안정적이다. 그랜저 가솔린차의 주행감은 상당히 우수한 편인데 하이브리드차도 가솔린과 거의 같은 수준의 주행감을 확보했다. 이는 차의 메인 컴퓨터인 '하이브리드 파워 컨트롤 유닛'이 엔진과 모터, 변속기를 조화롭게 컨트롤하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 차는 2.4ℓ 4기통 가솔린 엔진(최고출력 159마력·최대토크 21㎏·m)에 35㎾ 전기모터(최고출력 46.9마력·최대토크 205Nm)를 결합시켜 합산 204마력의 출력을 낸다. 트랜스미션은 전륜구동용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그랜저 가솔린 2.4 모델의 최고출력이 201마력인 것을 감안하면 출력 차이는 거의 없다.

그러나 공인연비 차이는 상당하다. 그랜저 가솔린 2.4의 연비는 11.4㎞/ℓ다. 하이브리드차는 배터리 등 전용 부품 때문에 중량이 가솔린 2.4보다 150㎏ 무거운 1,680㎏이나 나가지만 공인연비는 16㎞/ℓ를 달성했다. 이 정도 연비 차이면 차 값 500만원을 더 주고 하이브리드를 사는 게 어느 정도 합리적일 수도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 차를 연간 2만㎞씩 5년 몰면 기름값 49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하이브리드 차에 달린 모터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거꾸로 발전기 역할을 한다. 전류를 생산해서 배터리를 충전한다. 이를 회생제동이라고 하는데 하이브리드차를 처음 몰아보는 사람에게 이질감을 주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회생제동시 발생하는 이질감도 최소화했다.

내부 디스플레이도 장점이다. 에너지 흐름도 등 각종 차량 정보가 계기반 내 액정표시장치에 나오는데 그 디자인이 예쁠뿐만 아니라 한 눈에 쏙 들어온다.

구매 조건도 최고다.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은 10년·20만㎞ 무상보증하고 중고차 값도 1년 75%, 2년 68%, 3년 62%로 보장한다. 불만족 고객에게는 30일 이내에 다른 차량으로 교환도 해주며 1년 이내 사고가 나면 신차로 교환해주기까지 한다.

단점은 실연비다. 기자가 나름대로 연비에 신경을 쓰고 운전했건만 실제 연비는 리터당 11㎞대가 나왔다. 얼마나 거북이처럼 다녀야 공인연비 16㎞/ℓ가 나올 지는 알 도리가 없다. 차 값은 3,46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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