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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플러스 영남] 울산 태화강 다시 살아 숨쉰다

생태복원 통해 '죽음의 강'서 '생명의 강'으로

태화강 전국사진공모전 입선작 최용준씨의 'S라인 태화강'

태화강 전국사진공모전 입선작 이백호씨의 '태화강 하류의 철새'

태화강 전국사진공모전 입선작 김형수씨 '대밭길'

『 태화강에 '생명의 봄'이 찾아왔다. 수십 종의 물고기가 첨벙첨벙 뛰어 오르고 연어가 돌아오는 풍경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됐다. 태화강에 찾아온 봄은 울산 시민에게 풋풋한 봄 기운을 전하고 있다. 태화강이 맑아지고 태화강 생태공원 조성사업이 일부 완료되면서 이곳은 산책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어림잡아 평일 5,000명, 주말에는 1만 여명이 이곳을 찾는다. 시민들에게 외면 받던 태화강이 편안한 휴식처로 변한 것이나, 수질이 개선되면서 각종 수생동식물의 보금자리가 된 것을 보고 시민들은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을 실감한다. 9년 전인 2000년 6월23일 태화강의 물고기는 떼죽음을 당했다. 태화강이 '죽음의 강'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신호였다. 태화강변에서 한 평생을 살아 온 조남근(74) 태화강 십리대숲지킴이 회장은 물고기가 죽어 떠오를 즈음, 강변에서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역겨운 냄새가 진동을 했다고 회상했다. '인분이나 가축분뇨 냄새는 그에 비하면 구수할 정도였다'는 게 그의 기억이다. 김정규 태화강관리단장도 당시를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때는 역한 냄새가 나고 물고기가 죽는 그야말로 죽은 강이었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외면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9년 뒤, 태화강 상황은 확연히 달라졌다. 김 단장은 지금의 태화강 모습은 "9년 전 상황과 비교하면 죽었던 강이 회복상태에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하루 중 회사 일을 보는 시간 외에는 태화강에서 시간을 보내며 태화강의 변화상을 살피는 그이기에 몰라보게 달라진 태화강의 모습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최근 태화강이 국토해양부가 실시한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도 태화강의 놀라운 변화상을 반증한다. 수상 이유가 오물이 뒤범벅된 하천을 연어가 돌아오는 생명의 하천으로 복원한 점을 높게 평가 받았다. 조남근 태화강 십리대숲지킴이 회장은 "어린시절 태화강물에 몸 담고 놀고 그 물을 식수로 사용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한데 그런 태화강이 오염됐을 때는 가슴이 무너졌다"면서 "지금은 안타깝던 마음이 씻은듯이 없어졌고 태화강 거닐 때 느껴지는 시원한 바람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 ▲ 다시 살아 숨쉬는 울산 태화강
시민들 휴식처·수생동식물의 보금자리로
70년대 이후 공업도시 변하며 강물도 심하게 오염
市·시민·기업 합심 생태공원사업 9년만에 기적 일궈
427종 동식물서식… 실개천·자전거 도로 등도 조성
#태화강의 기적 7대째 울산에 살고 있는 조남근(74) 태화강 십리대숲지킴이 회장은 태화강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태화강에서 물놀이를 했고 고기를 낚았고 태화강물을 식수로 사용했던 어린시절 추억의 상징물이기 때문이다. 울산 토박이들은 태화강을 ‘태홧깡’으로 발음하는데, 조 회장 역시 ‘태홧깡’이라 말한다. 그에게 태화강 모습은 세 가지다. 공업도시로 변하기 이전의 맑디 맑았던 태화강, 공업도시 이후 몰라보게 오염된 태화강, 그리고 다시 맑아진 태화강이 그것이다. 조 회장은 “어린시절 태화강물은 끓이지 않고 식수로 사용했을 만큼 맑은 강이었다”며 “고기도 많아서 낚시를 자주 하러 갔는데 낚시 하다 물 먹고 싶으면 태화강물을 그냥 떠서 마셨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공업도시 물결과 함께 태화강은 죽은 강으로 변했다. 그는 “오염됐을 당시에는 강물이 썩어 흐린 날에는 냄새가 특히 심했고 여름에는 강물에서 가스가 올라오고 고기가 죽어 떠오르는 풍경이 목격됐다”며 “울산의 젖줄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있자니 그저 황당했고 7대째 살아온 울산을 떠나야 할 지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 그는 울산을 떠나지 않은 것을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손자 세대를 포함해 9대째 울산에 살고 있다. 오염됐던 태화강이 기적처럼 살아났기 때문이다. 매일 같이 태화강변을 거닌다는 그는 매번 상쾌함을 느낀다. 조 회장은 “태화강 싶리대숲지킴이로서 태화강 환경정비 봉사활동에 나섰는데 사람 발길이 드문 곳에 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누치떼를 발견한 적이 있다”면서 “10년 전 고기가 죽어 떠 오르던 곳에서 그런 고기떼를 보니 얼마나 흐뭇하고 고마웠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수생동식물의 보금자리로 부활 태화강은 종종 깜짝 뉴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3년 전 멸종위기 야생동물(천연기념물 330호) 수달이 처음 발견되면서 화제를 모았는가 하면 매년 높아지고 있는 연어 회귀율도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변한 태화강에 있어서는 이 같은 수생동식물들의 존재는 소중할 수밖에 없다. 남구 삼호동에 거주한다는 유 모(38)씨는 “태화강에 물고기가 뛰는 것을 보고 어린 아들이 참 좋아하고 신기해 한다”며 “태화강이 10년 전만해도 ‘죽음의 강’이었다고 하는데 울산에서 거주한 지 오래지 않은 우리 가족 입장에서는 이렇게 맑은 강이 과연 오염됐을까 상상 되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울산시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태화강에는 연어ㆍ황어ㆍ가물치와 고니ㆍ원앙ㆍ백로ㆍ수달ㆍ삵 등 모두 427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외면 받던 태화강, 시민의 강으로 오염되면서 울산시민에게 외면 받았던 태화강은 울산시와 시민, 지역기업체 모두가 태화강 살리기 사업에 뛰어든 지 9년께 만에 ‘시민의 강’으로 다시 태어났다. 수질정화 사업과 함께 추진한 태화강 생태공원 조성사업이 결과로 나타나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태화강으로 자연스럽게 몰리고 있는 것이다. 울산시가 추정하는 태화강의 하루 이용객 수는 평일 5,000명, 주말 1만여명이다. 산책이나 운동 목적으로 매일 이곳을 찾는 울산시민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최근에는 타 지역 방문객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태화강 생태공원이 모범적인 친환경 생태공원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 2006년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벤치 마킹을 위해 방문하는 타 지자체 관계자들도 적지 않다. 박모(여·60·중구 태화동)씨는 “태화강 물이 맑고 강물을 따라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 매일 저녁 이곳을 찾게 된다”며 “다른 지역에 있는 친인척들이 와서 태화강과 주변에 조성된 공원을 보고 깜짝 놀라곤 하는데 울산 시민 입장에서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재 태화강에는 제1단계 생태공원 조성사업이 완료되면서 태화강을 따라 태화지구와 삼호섬 지구에 14만5,000㎡의 공원이 조성돼 있다. 공원에는 7만8,000㎡ 규모의 대숲이 들어섰고 이를 중심으로 대숲체험로, 산책로 등이 갖춰져 있다. 올들어 완공된 십리대밭교와 태화강전망대도 볼거리다. 태화강 생태공원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달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추진되는 2단계 조성사업이 마무리되면 실개천, 물놀이장, 야외무대, 자전거도로, 산책로 등이 추가로 조성되면서 울산의 대표적인 휴식처로 각광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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