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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메르스 때문에… 갈수록 느는 자영업자 대출

생활자금 용도 많아 대출 부실 '뇌관'으로

지난달 4대은행 자영업자 대출… 1조8000억 늘어 최대폭 증가

창업 아닌 추가대출 수요 많아 경기침체 지속땐 연쇄도산 우려


일본식 선술집을 운영 중인 자영업자 원모(33)씨는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관련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달 메르스 여파로 매출이 평소의 4분의1 수준으로 떨어져 현재와 같은 벌이만으로는 월세를 내기에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원씨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소상공인대출을 통해 2% 중반대 금리로 대출을 받았지만 지금은 원리금을 갚기도 버거운 상황"이라며 "메르스는 진정됐다고 하지만 아직 이전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아 우선은 은행 대출을 받아서라도 연명을 해야 할 판"이라고 밝혔다.

메르스 여파로 지난달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이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창업보다는 매출 부진에 따른 생활자금 용도의 대출일 가능성이 높아 향후 자영업자들의 연쇄 도산은 물론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국내 4대 은행의 자영업자대출은 지난달 124조1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5월의 대출 잔액인 122조2,076억원과 비교해 1조8,044억원가량 는 것으로 4월의 1조7,760억원을 넘어서는 올 들어 최고 증가액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대출액이 각각 5,000억원 이상 늘어난 45조2,879억원과 32조1,359억원을 기록했으며 하나은행은 18조5,217억원으로 4,000억원가량 늘었다. 우리은행도 28조665억원으로 3,000억원가량 늘었지만 경쟁은행 대비 증가폭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은행들은 자영업자대출이 증가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올 1·4분기 자영업자 수는 546만3,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만9,000명 줄 정도로 자영업 경기가 좋지 않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메르스 여파로 매출이 크게 줄자 운영자금과 생활자금에서 추가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영업담당 임원은 "자영업대출은 추가 대출보다는 신규 창업을 위한 자금 수요가 더 많은 편"이라며 "그렇다고 해도 지난달 상황은 신규 창업 외에 추가 대출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문제는 올 하반기다. 한두 달 정도의 매출 부진은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이후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큰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빌린 돈을 자영업에 투자하는 식의 '자금 돌려막기'가 가능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국내 금리 또한 올라갈 경우 자영업자들의 연쇄 파산 사태까지 닥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의 조사에 따르면 올 1·4분기 주택담보대출액의 절반가량은 주택 구입이 아닌 다른 용도로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최근 자본확충 경쟁에 나선 은행들로서도 자영업자대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관련 대출액이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처럼 그리스 및 중국발 경제위기 등 적신호가 계속 켜진다면 하반기 대출 시장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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