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는 최근 사측에 '격려금'을 요구했다.
지난해에는 계속되는 유가 하락으로 노사가 임금협상에 합의했지만 1·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임금동결에 대한 격려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논리다.
SK이노베이션 노조 전임자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서린동 SK이노베이션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노조 측은 이와 함께 통상임금 범위 확대 적용과 지난 13일 내부적으로 공지된 희망퇴직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과 SK이노베이션 노조 측은 지난달 한 차례 면담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최고경영자(CEO) 면담 외에 사측과 수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에서 어떤 답변도 내놓고 있지 않다"며 "사측 태도에 변함이 없다면 대응 수위를 더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사측은 "흑자 전환한 지 겨우 1분기 만에 격려금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발상 아니냐"며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총매출은 65조8,757억원, 영업손실은 2,241억원으로 1977년 회사 창립 이후 37년 만의 첫 적자였다.
이어 1·4분기 3,2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지만 전망이 밝지는 않다.
중국 정유·화학업계가 자급률을 높이며 SK이노베이션 등을 바싹 추격하고 있으며 앞으로 석유화학·전기차배터리 등 신사업에서 성장동력을 찾으려면 연구개발(R&D) 투자와 기업 체질개선 등에 박차를 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 사장은 연초 취임 이후 거의 매주 지방공장을 방문하며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사측 관계자는 "연말 본격적으로 진행될 임단협까지 노조가 공격적인 행보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별다른 방침을 정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회사 경영이 정상궤도에 올라설 때까지는 노조가 목소리를 자제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