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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中企 대출이어 창업·영세업자에 눈독
입력2002-07-08 00:00:00
수정
2002.07.08 00:00:00
■ 은행, 小기업대출 공세기업 금융점포 대폭 확대… 틈새상품도 속속 쏟아져
'더 이상 공급할 곳이 없다.' 최근 은행자금이 소기업으로 몰리고 있는 것을 한마디로 축약한 것이다. 믿을 만한 대기업들은 올들어 아예 은행돈을 쓰지 않고 있고 주택을 담보로 한 가계대출은 지난해 이후 100조원 이상 증가해 더 이상 늘리기 어렵다.
따라서 은행들은 올들어 중소기업에 적극 눈을 돌려 상반기 중 40조원 이상 중소기업 대출을 늘렸고 하반기에도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최근 들어 은행들은 우량 중소기업뿐 아니라 영세업자나 자영업자, 창업 준비자들을 잠재 고객으로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신용도가 높은 우량 중소기업 역시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 신규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 '미들 마켓' 경쟁 본격화
요즘 대기업들은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자금을 조달한다 해도 금리가 높은 은행대출보다는 주식이나 회사채 등 직접금융시장을 이용하고 있다.
거기다 멈출 줄 모르던 가계대출 증가세는 소비심리가 한풀 꺾이면서 주춤한 상태다. 결국 은행들로서는 중소기업시장 쪽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은행은 지난 6월 말 하반기 150개 기업금융 점포를 개설하고 '노마진 대출'을 실시하는 등 대대적인 중소기업 대출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혀 은행간 경쟁에 불을 붙였다.
기존에 있던 72개의 기업금융 점포를 포함하면 국민은행의 점포는 222개로 늘어난다. 중소기업 전담 은행인 기업은행은 물론이고 다른 시중은행 입장에서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은 하반기 중소기업들에 대해 9조7,000억원을 풀면서 4만개의 업체를 신규고객으로 유치하겠다는 계획으로 대응했다.
중소기업 전담 은행으로서의 위치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우리ㆍ조흥ㆍ외환ㆍ한미ㆍ신한ㆍ하나 등 대부분의 시중은행들 역시 하반기 영업전략의 1순위는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다양한 특화상품 쏟아진다
기업은행은 일반적인 중소기업대출 외에도 다양한 틈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점포 주변 개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Fine 한가족 신용대출'을 판매하고 있고 6월까지 한시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던 '특별설비협약대출'을 하반기에도 계속 지원하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의 사업장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아파트형 공장 신축을 위한 대출상품을 새로 선보였고 이달 안에 주5일 근무제 확산과 관련해 수혜업종을 겨냥한 고급민박(pension) 건축 및 입주자금대출 등도 판매할 예정이다. 자영업자나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상품도 이달과 다음달 중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다.
국민은행 역시 기업금융 점포 개설과 함께 ▲ 노마진대출 ▲ 만기일시 상환식 시설자금 대출 ▲ 옵션부 외화대출 등 대출 신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노마진대출은 우량기업의 할인어음과 기업구매자금 등 일부 대출에 한해 마진을 남기지 않고 대출해주는 상품으로 대출금리가 다른 은행보다 훨씬 낮다. 옵션부 외화대출은 원화대출보다 금리가 싼 달러화 및 엔화로 대출하되 환율이 오르면 원화대출로 바꿀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국민은행은 이와 함께 다른 은행과 거래하는 우량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저당권 설정비도 오는 9월 말까지 면제해주고 기업금융 점포의 지점장 대출 전결권한을 종전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기술집약형 중소기업들에 대해 최고 10억원까지 대출해주고 있으며 부가가치세 및 관세 환급기간 동안 자금운용에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 수출업체를 위해 최고 3억원까지 신용 및 보증으로 취급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월드컵을 앞두고 요식ㆍ숙박업소 등을 신규 거래처로 집중 발굴하기도 했다. 외환은행도 6~7%대 저금리 상품인 우량 협력업체 대상상품 판매를 6월 말에서 9월 말까지 연장해 판매하고 있다.
▶ 은행, 다양한 수익원 개발노력 필요
은행들의 중소기업들에 대한 경쟁이 심해지면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국내은행들의 경우 가계와 기업고객으로 이분화되는 지나치게 단순화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수수료 업무 등의 개발을 통해 수익원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대출심사를 엄격히 하고 부실징후를 예방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에 적합한 위험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일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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