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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건국 역사적인 날" 희망으로 하나된 USA
입력2009-01-21 18:30:47
수정
2009.01.21 18:30:47
● 오바마 취임식 스케치<br>"세기의 취임식 보자" 강추위에도 축하인파 넘쳐<br>선서문 낭독으로美첫흑인 대통령 탄생 알려<br>연도 시민 환호받으며 퍼레이드후 백악관 입성
영하의 강추위도 미국의 제2 건국을 선포하는 역사의 현장에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미국 헌정사상 첫 흑인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미국 위싱턴 국회의사당 일원에는 체감기온 영하10도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 새벽부터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미국인들은 미국의 새로운 건국을 알리는 역사의 현장에 동참한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으며 행사장 주변 펜실베이니아 대로에는 취임식 내내 환호와 감격, 축제 분위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20일(현지시간) 열린 ‘세기의 취임식’에는 대통령 취임 사상 최대 규모인 200만명의 축하 인파가 미국의 새로운 변화와 희망을 향한 출발을 지켜봤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선거를 할 때 일부 흑인들은 감격에 겨운 듯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날 워싱턴 거리를 가득 메운 축하 군중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 취임 당시의 120만명을 넘어선 사상 최대 인파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취임식은 오전10시30분부터 의회의사당 무대 앞에서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의사당 앞 국립공원과 축하 행진이 열린 펜실베이니아 대로 일대는 형형색색의 인파와 성조기의 물결로 장관을 이뤘다.
식전 공연에 이어 오전11시부터 전직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가족 등 귀빈들이 행사장 중앙 무대에 차례대로 착석했다. 취임식 분위기는 오전11시25분 오바마 당선인이 입장하면서 한껏 달아올랐다. 군중은 오바마의 등장과 동시에 ‘오바마’를 연호하고 성조기를 흔들며 새로운 미 대통령을 환영했다. 검은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와 흰색 드레스셔츠를 받쳐 입은 오바마 대통령은 베이지 색 투피스 정장 차림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함께 만면에 미소를 띤 가운데 환호하는 청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오전11시48분부터 첼리스트 요요마와 바이올리니스트 이작 펄먼, 앤서니 맥길(클라리넷), 가브리엘라 몬테로(피아노) 등으로 이뤄진 4중주단이 축하 연주를 했다. 4중주단은 유대인(펄먼), 흑인(맥길), 히스패닉(몬테로), 중국계(요요마) 등 인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구성으로 화합과 통합의 이상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식 행사 준비위원장인 다이앤 페인스테인 상원의원의 소개로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함께 단상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는 부인 미셸 여사가 곁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로버츠 대법원장이 낭독하는 선서문을 따라 “나, 버락 후세인 오바마는 미 합중국의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하고 모든 능력을 다해 헌법을 수호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는 말과 함께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정식으로 취임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해군 군악대의 ‘헤일 투 더 치프(Hail to the Chief)’ 연주와 21발의 예포는 새 대통령이 탄생했음을 미국 전역에 알렸다. 중앙 무대는 물론 무대 아래에 자리를 잡은 모든 참석자, 내셔널몰을 가득 메운 수백만명의 인파는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서 뜨거운 박수와 함께 성조기를 흔들고 환호성을 울리며 흑인 대통령의 탄생을 축하했다.
선서를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21분간에 걸친 장문의 연설문을 낭독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군중 사이에서는 ‘옳소(That’s right)” “아멘” 등의 탄성소리가 연이어 터져나왔다. 연설 중간 중간에 박수 소리가 이어졌지만 전반적으로 군중은 차분한 가운데 연설을 경청했다.
취임선서에 이어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여류 시인 엘리자베스 알렉산더 예일대 교수가 축시를 낭독했으며 조지프 로어리 목사의 축복 기도가 이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셸 여사와 함께 해병대밴드의 연주에 맞춰 ‘성조기여 영원하라’를 부르는 것으로 취임식 행사를 공식적으로 마쳤다. 오후1시가 조금 넘어 의사당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왼손으로 방명록에 서명했다.
이날 의사당 오찬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를 배웅했다. 부시 전 대통령 부부는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포옹한 뒤 헬리콥터에 올랐다. 부시 전 대통령 부부는 앤드루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해 텍사스 자택으로 향했다. 이날 취임식장에 부시 전 대통령은 푸른색 넥타이를, 오바마 대통령은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전통적으로 푸른색은 민주당을, 붉은색은 공화당을 상징하는 색깔이다. 두 사람이 상대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이 같은 넥타이 색을 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오찬이 끝난 뒤 오후3시20분께 오바마 대통령과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부부는 의사당을 떠나 백악관에 이르는 펜실베이니아 대로에서 1.5마일 거리의 취임 퍼레이드를 벌인 뒤 백악관에 입성했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퍼레이드 도중 두 차례나 리무진에서 내려 연도의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미 언론들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취임식 퍼레이드에서 가장 오랫동안 걸은 대통령일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날 연도의 군중 가운데 흑인들의 비중이 이전 취임식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퍼레이드 이후 어둠이 깔린 백악관 앞에서 군악대와 미 전역에서 선발된 학교 밴드 등 1만명이 참가한 행진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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