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銀, 인해전술식 펀드판매…증권사 고전

최근 펀드업계의 간판상품으로 떠오른 적립식 펀드시장에서 증권사들이 대형 은행들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은행들은 증권사보다 10배 가까이 많은 점포를 이용한 `인해전술'식 마케팅으로적립식 펀드시장을 거의 장악한데 이어 최근에는 다른 펀드상품으로 판매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 같은 은행의 무차별 공격에 맞서 단순 펀드판매보다는 고객들의종합자산관리를 통한 다양한 펀드판매 등 차별화로 맞서고 있으나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연상시킨다"면서 "점포수와 함께 기본적으로 고객 수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은행의 인해전술에 맞설 수 있는 무기가 별로 없다"고 털어놓았다. ◆ 은행, 적립식 펀드시장 거의 장악 = 15일 자산운용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으로 대한투자증권 등 29개 증권사들은 적립식 펀드를 3조6천970억원어치팔았으나 국민은행 등 20개 은행들은 4조3천876억원어치를 팔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계좌 수도 증권사들이 모두 78만8천여개인데 비해 은행은 무려 231만5천여계좌를 보유, 증권과 은행간 고객수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져 있는 상태다. 특히 적립식 펀드판매 부동의 1위인 국민은행의 적립식 판매잔고는 1조9천200억원으로 2위인 대한투자증권의 9천646억원의 배가 넘었다. 국민은행의 최대무기는 전국 전역에 깔려있는 1천123개에 달하는 점포. 이들 점포에서 각종 다양한 금융업무를 위해 은행을 방문하는 고객들을 상대로 손쉽게 펀드판매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비해 대투증권의 경우 지점이 72개인 것을 비롯해 국내 32개 증권사의 점포수를 모두 합쳐봐야 1천400여개에 불과한데다 최근 사이버투자 등으로 인해 증시투자자들마저 증권사 객장을 찾지 않아 증권사 직원들은 펀드판매를 위해 밖으로 나가야하는 형편이다. 특히 적립식펀드는 기존의 적금과 유형이 비슷해 그만큼 은행에서 판매가 쉽다는 게 증권업계의 주장이다. 은행은 이와 함께 적립식 펀드를 넘어 다른 영역으로 까지 영향력을 확대, 증권사를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2000년 12월 전체 펀드시장의 7.2%를 차지하는 8조8천억원에 그쳤던 은행의 펀드 판매잔고는 올 6월말 현재 60조원을 넘어서면서 점유율도 31.1%로 성장했다. 이에 비해 증권사의 펀드 판매잔고는 2000년 12월 114조5천억원으로 전체의 92. 8%에 달했으나 지난 6월말 기준으로는 133조8천억원으로 정체상태에 머물면서 점유율도 68.5%로 떨어졌다. ◆ 증권사, 차별화로 맞서 = 증권업계는 대형은행의 점포수 등을 감안할 때 원천적인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사는 점포수, 직원규모, 내왕고객수 등에서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다"면서 "증권사의 입장에서는 이같은 원천적인 한계를 감안해 판매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은행과 달리 적립식 뿐아니라 다양한 펀드상품을 고객들에게 제시하는 한편 법인으로 고객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투신증권 상품전략부 신현부장도 "은행에서는 이른바 적금형식의 단순한 형태의 펀드판매에 주력하고 있지만 증권사 직원들은 다양한 상품지식과 함께 시장상황에 대한 해박한 지식 등을 무기로 펀드 판매와 함께 고객들의 자산관리 컨설팅을하는 등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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