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양 朴 언니들' 펄펄 날았다

언니들이 돌아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본격 진출 1세대인 박지은(32ㆍ나이키골프)과 박세리(34)가 에브넷 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 첫날 관록의 샷을 날리며 펄펄 날았다. 박지은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RTJ 골프트레일(파72ㆍ6,502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김송희(23ㆍ하이트)와 함께 공동 선두를 달렸다. 박세리는 3타를 줄여 2타 차 공동 5위에 자리를 잡았다. 2004년 나인브릿지클래식 제패 후 허리 부상에 시달리며 우승과 거리가 멀어졌던 박지은은 이글 1개, 버디 5개(보기 2개)를 잡아내며 모처럼 순위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화려한 아마추어 및 LPGA 2부 투어 시절을 보낸 박지은은 2000년 LPGA 투어에 데뷔해 2004년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을 포함해 통산 6승을 거뒀다. 그러나 2006년부터 두 차례 수술을 받는 등 목과 허리부상 탓에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톱10에 한 번도 들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도 앞서 열린 3개 대회에서 모두 컷오프 됐던 그는 이날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경기를 펼치며 슬럼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박세리와 ‘양 박’ 세력을 형성하다 최근 세계랭킹 289위까지 밀려난 박지은은 경기 후 “허리가 5, 6년 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경기가 없었던) 지난 3주간 열심히 연습했고 허리만 받쳐준다면 좋은 스코어를 내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투어 통산 25승을 거둔 박세리도 이 대회 타이틀 방어를 향해 힘차게 첫 발을 내디뎠다. 페어웨이는 한 차례만 놓친 드라이버와 그린 적중률 83%의 아이언 샷을 앞세워 버디 4개에 보기 1개를 곁들였다. 박세리는 이 골프장에서 지난해 대회 우승과 함께 2001년, 2002년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등 모두 3승을 거뒀다. 후배들도 힘을 내면서 한국 군단의 시즌 첫 우승 사냥 전망도 밝아졌다. 꾸준한 상위 입상에도 아직 우승컵을 만지지 못한 김송희는 감기 증세를 이겨내고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기록해 박지은과 함께 공동 선두에 나섰다. 최나연(24ㆍSK텔레콤)도 3언더파 69타로 박세리, 재미교포 안젤라 오(22)와 함께 공동 5위에 올랐다.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카렌 스터플스(잉글랜드)와 함께 공동 3위(4언더파)에 자리했고 청야니(대만)와 캐리 웹(호주)은 나란히 공동 103위(5오버파)로 부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