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영국특집] 영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영국에 공장을 지어보면 계속해서 또 짓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 우선 토지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도로, 항만 등 인프라까지 책임지고 해결해주며 인허가 절차도 신속 간단하다』이건희(李健熙)삼성그룹회장은 96년10월 완공한 영국 뉴캐슬소재 삼성전자 윈야드종합단지를 준공한 후 「영국의 노력」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피력했다. 『착공한지 불과 10개월만에 윈야드단지를 완공할 수 있었던 것은 영국정부가 전담팀까지 구성해서 담당공무원을 직접 현장에 보내 행정절차를 제때 원활하게 처리해준 덕분이었다』고 고마워했고 부러워했다. 당시 삼성전자에서 투자유치 보조금을 신청하자 담당관리가 런던에서 비행기를 타고와서 직접 현금을 전달하고 갔다고 李회장은 회고했다. 준공식에는 엘리자베스 여왕까지 참석했다. 97년5월9일. 영국 웨일스에서 열린 한라중공업 현지법인 기공식에도 영국여왕은 모습을 나타내 한국기업의 투자진출을 축하해주는 모습을 연출했다. 외국업체의 현지공장 기공식이나 준공식에 여왕이 거침없이 나서는 「우리에겐 아주 낯선 나라」 영국. 우리 기업들은 멀쩡한 우리땅을 놔두고 왜 그 먼 영국땅으로 날라가야 했을까. 지금은 외국기업의 천국으로 변했지만 영국은 70년대말까지 경제전반의 침체외 비효율, 잦은 노사분규와 인플레성 임금상승에 시달려 기업들이 미련없이 해외로 뛰쳐나갔던 대표적인 나라였다. 하지만 79년 대처수상의 보수당 내각은 집권과 동시에 각 경제주체들의 고통분담을 전제로 영국병 치유의 대장정에 나섰다. 브리티시 에어, 브리티시 텔레콤, 브리티시 스틸 등 공기업을 민영화하고 각종 알짜기업을 해외에 팔아치워 버렸다. 비효율과 노사분규, 임금상승, 정부규제로 해외로 뛰쳐나가던 기업들을 각종 규제완화로 영국에 머물게 했다. 낮은 투자율을 개선시키기 위해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을 전면폐지, 영국을 외국인들이 가장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변모시켰다. 영국인들이 말하는 「우리 기업」은 반드시 영국인 소유가 아니다. 그들은 「영국땅에서 영국인을 고용하고 영국정부에 세금을 내는 기업」이면 모두 우리 기업으로 생각할 만큼 외국인 직접투자에 철저히 우호적으로 변했다. 이에 힘입어 영국병을 앓던 영국은 지금 기업의 천국생활을 구가하고 있다. 『예컨대 땅값만 해도 윈야드 단지는 한평에 5,000원 가량 들었다. 하지만 10년전 충남 대산의 삼성종합화학 단지를 조성할 때는 평당 20만원 정도 들었다. 지금은 더 비쌀테니 윈야드단지를 한국에서 짓는다면 땅값만 100배이상 들 것이다』(李회장). 여왕이 외국업체 기공식이나 준공식에 거침없이 나서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왕의 체통이 깍인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현대와 삼성 LG 대우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유럽본사가 영국에 위치하게 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지난 96년~98년 3년간 우리 기업이 영국에 투자한 규모는 15억2,000만달러. 세계 3위고 EU국 가운데 우리 기업의 투자규모가 가장 큰 나라가 영국이다. ◇삼성그룹=삼성전자를 통해 윈야드에 대규모 종합단지를 건설, 1억2,500만달러를 투자해 이곳에서 전자레인지와 PC모니터, 컬러TV를 생산, 현지시장은 물론 유럽지역 수출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11명의 주재원이 1,187명의 현지고용인력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삼성은 앞으로 총 7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대우그룹=대우자동차 워딩기술연구소와 대우전자 벨파스트 공장을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런던 남부 워딩지방에 위치한 워딩기술연구소는 차량개발 용역회사로 세계적인 명성을 획득한 IAD그룹이 소유하던 것으로 대우가 94년1월 전문기술인력과 설비일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움켜쥔 대규모 자동차전문연구소다. 대우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업는 라노스-누비라-레간자 등 3차종 연속출시를 할 수 있었던데는 워딩의 역할이 크다. 현지 연구인력 650명, 파견인력 100명 등 총 750명의 연구개발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위치한 대우전자 영국법인은 연간 VCR생산량이 80만대, 종업원 420명에 달한다. 이밖에도 ㈜대우, 대우증권, 그룹 유럽본사 등이 이곳에 현지법인 형태로 진출, 맹활약하고 있다. 파이낸싱에서 성가를 날리던 대우그룹 주요임직원들이 이곳에서 활약하며 쌓았던 노하우가 커 대우내에서는 이곳을 「런던스쿨」이라고 불러왔을 정도다. ◇현대와 LG그룹=현대와 LG그룹도 영국에 대규모 전자단지 설립을 추진해왔으나 IMF쇼크후 현재 투자를 보류해둔 상태. 현대는 스코틀랜드 실리콘글랜에 이미 1억2,000만달러를 투입, 반도체중심의 첨단전자단지를 조성중이었으나 연기했고 LG도 웨일즈 뉴포트에 반도체, 모니터 핵심부품 등을 생산하는 대규모 복합전자단지를 조성하던 중에 IMF를 맞았다. 이곳에선 현재 3,031명의 임직원이 모니터와 브라운관을 생산중이다. 양그룹은 특히 반도체 빅딜문제가 얽히면서 추가 투자계획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영국측이 엘리자베스여왕의 한국방문을 계기로 우리 기업간 빅딜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업들이 영국내 투자를 지속해주길 바라고 있는 것도 이같은 사정에 기인하고 있다. 산업자원부 김종갑(金鍾甲) 국제산업협력심의관은 『영국은 세계 5대교역국으로 인구가 6,000만에 육박해 안정적인 내수시장을 갖고 있으며 기업 경영환경도 좋아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EU회원국 및 영연방의 종주국가로서 EU 및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역할을 할 수 있어 국내기업들의 투자 우선순위의 상층부에 자리잡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의 영국수출주력품목은 반도체와 컴퓨터 주변기기, 승용차, 무선전화기 등이며 영국은 우리에게 귀금속, 술, 철도차량 부품 등을 수출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추가적인 유망틈새시장 진출품목으로는 사진복사기와 팩스, 유통시장 등이 꼽히고 있다. 사진복사기와 팩스의 경우 SOHO(SMALL OFFICE-HOME OFFICE)족이 늘고 있어 잠재력이 큰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현지 도매상의 경우 전국규모의 독자적인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국내업체들은 현지진출시에는 공동진출전략이 필요하다고 金심의관은 조언했다. /정승량 기자 SCHUNG@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