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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기준금리 2% 시대… 눈치보는 금융사

내주초부터 여수신금리 순차 인하… 폭은 작을 듯<br>저금리 지속에 순이자마진 한계… 他은행 동향 살피며 시기 저울질<br>"지점장 우대금리도 행사 말라"


금융사들은 그동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늦어도 3∼4일 안에는 수신금리를 일제히 낮춰 왔다. 일종의 공식이었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00%로 또 다시 인하한 15일, 금융사들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예금·대출금리 인하가 결국 불가피할 것으로 보면서도 인하 시기와 폭을 특정하지 않고 다른 금융사들의 동향을 기웃거리며 눈치를 보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저금리 상태에서 순이자마진(NIM)이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에서 기준 금리의 추가 인하가 가져올 금융사들의 부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NIM 한계 다다른 금융사들…은행도 저축은행도 눈치 보기=은행권들은 수신 및 대출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우선적으로 금리를 낮추는 데는 주저하는 모습이다. 인하하는 곳은 오는 20일께부터 수신금리를 우선적으로 낮출 것으로 예상되지만 선뜻 앞장서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가 역대 최저로 내려앉아 있고 돈 굴릴 곳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기준 금리 인하 폭(0.25%포인트)만큼 수신 금리는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인하하더라도 소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기준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는 2.27%로 전월보다 0.07% 포인트 하락, 사상 최저치를 갈아 치웠다.

다른 시중은행 부행장도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당장 내리기보다는 타 은행들이 하는 것을 봐서 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청약·재형저축 등 금리를 많이 주는 쪽으로 고객들이 몰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발표 직후 "여수신 금리가 낮아져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에 연결될 것"이라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시중은행들의 금리 인하는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들의 금리를 낮추기 위한 금융당국의 압박이 조만간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또한 이번만큼의 당국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 8월 금리 인하할 때도 대출금리를 내리지 않아 이번에도 금리를 그대로 가져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은행들 움직임을 지켜보고 0.1~0.2%포인트가량 금리를 내릴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수익 악화에 신음하는 금융사=시중은행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이 때문에 이러한 예상이 시중금리에 다 반영이 돼 있어 단기간에 금리를 더 내리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한 시중은행의 여신담당 임원은 "은행 수수료 인하 등으로 예대 마진에 대한 의존이 여전히 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기준금리가 인하된 것은 치명타"라며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고서라도 낮은 대출금리로 옮겨타는 이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익성이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낮은 금리를 활용한 대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 가계부채가 1년간 0.24% 증가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의 리스크 담당자들은 향후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나 기업의 부실을 우려하고 있다. 옥기석 하나은행 여신관리본부장은 "대출이 는다고 해서 리스크 요인이 높아지지는 않지만 향후 이자가 갑자기 높아질 경우가 문제"라며 "외부 요인으로 국내 은행의 이자가 높아질 경우 가계나 기업의 부실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로 시중은행으로 대출수요가 몰리는 상황에서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주는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 제2금융권 관계자는 "소수점 한자리에도 고객들이 빠르게 이동하는 상황"이라며 "수익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현재 영업지점장들한테 준 0.2% 정도 우대 금리 권한도 행사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산가를 비롯한 여유자금을 가진 이들은 아직 관망세다.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흥두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금리 인하를 어느 정도 예상했기 때문인지 이와 관련한 문의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정기예금 선호 고객을 중심으로 증권사 상품과 같은 대안 상품을 찾는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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