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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활력소로 떠오른 '배당 모멘텀'

KT&G·현대차 통큰 배당금 다른 기업에 영향 줄듯

재무구조 튼튼한 유한양행·NAVER 등 유망주로


KT&G와 현대자동차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결산 배당금을 확정하면서 배당 이슈가 최근 부진에 빠진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회사들이 올해 배당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공기업 성격이 강한 KT&G와 코스피 대장주인 현대차(005380)가 배당확대 기조를 이어갈 경우 다른 상장사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실적시즌이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말 결산 배당금을 확정하는 기업들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배당확대 움직임이 실제 눈으로 확인될 경우 중간배당을 포함해 올해 배당 모멘텀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G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보통주 1주당 3,4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KT&G는 지난 2011년 이후 3년 연속 주당 배당금을 3,200원으로 동결해오다가 이번에 200원을 늘렸다. 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시가배당률은 4.12%로 2013년의 4.16%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배당금 총액은 4,280억원으로 약 200억원 증가했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배당락일 기준으로 시가 배당률은 4.12%이지만 현 주가 기준으로는 4.34%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라며 "내년에도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T&G는 2002년 민영화됐지만 최대주주가 IBK기업은행(024110)으로 공기업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KT&G의 배당확대 여부가 다른 공기업 상장사의 배당을 가늠해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봤다.



노경철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총 배당금액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주주 개인에게 돌아가는 몫이 커졌다는 의미"라며 "공기업 성격이 강한 KT&G가 첫 테이프를 잘 끊은 만큼 다른 상장 공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출자한 기관은 총 37곳으로 이중 상장된 기업은 한국전력(015760)공사·한국가스공사(036460)·한국지역난방공사(071320)·IBK기업은행 등 4곳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부는 현재 21.4%인 정부출자기관의 배당성향을 오는 2020년까지 40%로 확대하기로 목표를 설정했다"며 "상장사들만 보면 기업은행과 한국전력이 공기업 배당 확대의 선두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전력과 기업은행의 지난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각각 2.0%와 3.1%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두 기업은 올해에도 배당확대가 예상된다. 한전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원료비 절감과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 대금 유입으로 배당 여력이 늘 것으로 보이고 기업은행은 금융권 전반에 불고 있는 배당확대 움직임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공기업뿐만 아니다. 시가총액 2위 기업인 현대차는 이날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보통주 1주당 3,000원(총 8,173억원)의 현금배당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주당 1,950원씩 총 5,344억원의 현금 배당을 했던 것에 비해 54% 늘어난 수치다. 보통주 기준으로 2008년 주당 850원의 연말 배당을 실시했고 2009년 1,150원, 2010년 1,500원, 2011년 1,750원, 2012년 1,900원, 2013년 1,950원 등이었다. 배당금 증가폭은 지난 7년 사이 가장 크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현대차가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할 때 올해부터 중간배당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점은 배당 이슈가 연중에도 계속될 것임을 보여준다.

올 들어 전날까지 중대형 배당 성장주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배당성장 50지수는 4.73% 오르며 같은 기간 0.3% 상승하는 데 그친 코스피 수익률을 크게 앞섰다. 새해 들어서도 대형주의 부진 속에서도 배당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은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NH투자증권이 2014~2015년 주당배당금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코스피의 배당금과 배당성향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005930)·현대모비스·고려아연·현대차·NAVER(035420)·GS홈쇼핑(028150)·엔씨소프트·유한양행(000100) 등이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배당 성향은 낮아도 자본구조나 재무구조가 양호한 기업들은 배당 가능 여력이 크기 때문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국내 상장사의 배당금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주주들의 눈높이는 과거와 달리 높아지고 있다"면서 "기업 실적의 변수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배당에 대한 관심이 올해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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