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은 최근 5년 중 가장 활기를 띤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M&A 시장 규모는 2013년보다 47% 증가한 648억달러(약 71조8,600억원)로 집계됐다. 거래건수도 12% 늘어난 941건을 기록했으며 이는 최근 5년 이래 연간 거래 규모와 건수가 모두 가장 큰 기록이다. 지난해 4·4분기만 놓고 보면 거래 규모는 2013년 4·4분기보다 5% 증가한 178억달러(304건)로 집계됐다.
지난 한 해 국내 M&A 중 가장 규모가 컸던 딜은 한국전력공사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컨소시엄에 한전본사 부지를 101억달러(10조5,500억원) 규모로 넘긴 딜이 차지했다. 현대차 컨소시엄은 한전부지의 종전 감정가치의 3배가 넘는 가격을 제시해 삼성전자의 입찰을 꺾었다. 이 기록은 블룸버그 M&A 거래로 집계된 부동산 취득 거래 중 규모가 가장 컸다.
두 번째로 규모가 컸던 딜은 세계 1위 벨기에 맥주회사인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가 사모펀드 KKR과 어피니티로부터 OB맥주를 58억달러(6조1,680억원) 규모로 재인수한 딜이다. 3위 딜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카카오를 51억달러 규모로 인수한 거래로, 국내 모바일 메신저의 선구자인 카카오와 국내 포털 2인자인 다음의 결함으로 국내 인터넷 응용 소프트웨어 업계의 M&A 거래 중 가장 큰 거래로 기록됐다. 지난해 4·4분기에 가장 큰 딜은 한국타이어가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와 함께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을 미국 비스테온으로부터 인수하는 딜이다. 한국타이어는 전체주식의 19.49%를 1조819억원에, 한앤컴퍼니는 50.5%를 2조8,033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M&A재무 자문사 1위는 2013년에는 순위권 밖이었던 씨티그룹이 차지했다. 씨티는 AB인베브의 OB맥주 재인수, 한진에너지의 에쓰오일 주식 처분 등 총 13건, 139억달러 규모의 거래를 자문해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다음의 카카오 인수, 삼성SDI의 제일모직 인수, 삼성중공업의 삼성엔지니어링 인수 등을 주관하며 총 9건, 112억달러 규모의 딜을 자문한 삼성증권이 2위를 차지했다. 2013년 9위에서 껑충 뛰어올랐다. 모건스탠리(108억달러)와 도이치은행(90억달러)·UBS(79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이밖에 국내 자문사는 KPMG삼정회계법인이 74억달러로 6위, 대우증권이 26억달러로 12위, 우리투자증권이 13억달러로 16위 등을 차지했다.
법률 자문사 순위를 살펴보면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총 118건, 382건달러 규모 거래를 자문해 거래 건수와 거래 규모 면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법무법인 광장이 89건, 249억달러 규모의 거래를 자문해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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