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자동차 소비위축이 신흥시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지만 현대자동차는 인도와 중국ㆍ브라질 등에서 판매량을 늘리며 ‘나홀로’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현대차가 강점을 갖고 있는 소형차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인도에서 자동차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현대차 판매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8월 2만1,610대, 9월 2만2,311대를 팔아 전년 대비 각각 33.9%, 23.9%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 같은 실적 증대로 현대차의 인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6.9%에서 9월 말 20.3%로 껑충 뛰었다. 현대차의 약진은 인도의 자동차시장이 움츠러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다. 6월까지만 해도 인도에서의 신차 판매량은 월평균 10만대를 웃돌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증가했지만 7월에는 전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고 9월에는 4% 증가에 그쳤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도 현지의 경제사정도 악화되면서 i10 같은 소형차종의 수요가 더욱 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5대 자동차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러시아도 마찬가지. 8월 이후 러시아의 전체 신차 판매량은 월 17만여대로 7월까지의 월평균 판매량보다 3만대 정도가 줄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현대차는 지난달만 공급차질로 월 판매량이 1만6,110대에 그쳤을 뿐 이전까지 매월 2만대 안팎의 판매실적을 기록, 전년 대비 5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러시아시장 점유율은 9월 말 현재 7.1%로 지난해 말 5.8%보다 1.3%포인트 뛰었다. 중국 역시 9월 전체 판매량이 46만6,525대로 지난해 9월보다 2.2% 감소했지만 현대차는 이 기간 지난해보다 6.2% 증가한 2만2,016대를 판매했다. 중국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말 4.4%에서 9월 말 5.2%로 높아졌다. 신흥시장에서 현대차의 강세는 다음달 현지 공장 착공을 앞둔 브라질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거대 자동차시장으로 주목 받고 있는 브라질에서 현대차는 올 들어 매달 4,000~5,000대의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8월까지 판매량이 3만6,006대로 지난 한해 판매대수 2만5,056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세계 완성차 메이커 중 현대차의 마켓 포트폴리오가 가장 균형 있게 잡혀 있다”며 “신흥시장 공략으로 현대차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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