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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부동산 정책실패 대명사로

정치논리따라 개발 컨셉트 매번 변경<br>2000년 난개발 방지차원 처음 공론화<br>2002년 강남 집값 급등 대체주거지 부상<br>참여정부 들어 무주택자 내집마련용 변신


부동산 시장의 판도라 상자로 돌변한 판교. 집값 안정 차원에서 추진된 판교 프로젝트는 최근 5개월새 주변 지역 아파트 값을 11조원 끌어올리면서 실패한 정책의 대명사로 자리잡으며 참여정부의 혹으로 전락했다. 판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성남 순시 때 빼어난 입지여건에 반해 지난 76년 녹지로 지정해 개발을 금지했을 정도로 한수이남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다. 시계추를 거꾸로 돌려보자. 2000년 10월 10일. 국토연구원은 판교 신도시 개발안을 발표했다. 판교 개발을 공론화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초기 개발안을 보면 난개발 방지 차원에서 추진됐고 5만여가구를 건설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 당시에는 준농림지에 아파트가 무분별하게 건립돼 난개발이 최대 문제로 부상했다. 난개발 방지 차원에서 계획된 판교는 2002년 강남 집값이 상승하면서 모습을 달리한다. 강남 대체주거지로 개발해야 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이에 따라 강남 대체주거지로 컨셉트가 바뀌었으며 가구 수도 중대형 위주의 3만여가구로 축소됐다. 특수목적고등학교 유치, 제2의 강남으로 조성한다는 거창한 계획도 발표됐다. 참여정부 시대가 개막되자 판교는 또 한번의 변신을 하게 된다. 강남 대체주거지가 아닌 무주택 내집마련 용도로 바뀐 것. 평형대도 당초 중대형 위주에서 임대ㆍ소형으로 바뀌었다. 주택 수도 2만6,000여가구로 대폭 축소된다. 현 정부는 더 나아가 싼값에 주택을 공급한다는 명분하에 사실상의 분양가 규제나 다름없는 분양가 상한제와 채권입찰제까지 적용했다. 판교의 개발 컨셉트는 시대에 따라 변했다. 이는 정치적 논리로 판교 문제를 풀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판교는 주택 공급원으로서 역할도 제대로 못하고 강남 고급 수요를 만족시키지도 못하는 실패한 신도시로 전락하게 됐다. 특히 참여정부가 무주택자를 위해 실시한 가격규제는 판교가 아파트로 부(富)를 축적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수단으로 인식되게 만들었다. 판교가 실패한 정책으로 탈바꿈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지사다. 신도시 개발정책은 양질의 주택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될 과제다. 하지만 판교 사례에서 보듯 신도시 정책은 잘못 구사되면 엄청난 후유증을 유발한다. 신도시로 대변되는 공급정책도 세련되지 못하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수급원리를 통해 주택 문제를 풀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며 “하지만 지역별ㆍ평수별ㆍ유형별로 주택 수급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그에 맞춰 공급정책을 구사하는 정책의 세련미가 반드시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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