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에게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최대 5년간 보장해주기로 합의했다. 또 금호타이어가 경영정상화에 성공할 경우 채권단 주식을 우선 매입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하기로 했다. 26일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주 말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플랜을 수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연간 단위로 경영 성과를 평가해 목표에 미달할 경우 박 회장의 경영권을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을 삽입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에게 경영권을 보장하기로 한 것은 기존 대주주로서 회사를 갱생시킬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것"이라며 "우선 3년간 경영권을 보장하고 경영성과를 지켜본 뒤 2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또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에 성공한 후 주식을 다시 매입하기를 원할 경우 채권단이 보유한 주식을 우선 매입할 수 있는 권리도 주기로 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재무구조개선 방안에도 이견을 좁혔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3,800억원 출자전환 ▦6,0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차등 감자하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부채가 자산을 초과해 자본이 완전히 잠식된 상태다. 채권 신고액 기준으로 전체 채권단의 75%의 동의를 얻으면 금호타이어에 대한 정상화 플랜은 확정된다. 당초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은 박 회장에게 경영권을 보장하는 내용은 이번 플랜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는 등 산업은행과 이견을 보였지만 결국 주채권은행의 입장을 수용해 경영권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채권금융회사들을 상대로 별도 협의를 거치지 않고 서면동의를 통해 워크아웃 플랜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 플랜안건을 최종 확정하는 대로 이르면 27일 채권금융기관 협의회에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라며 "금호그룹과는 이번주 중 정상화 방안에 대해 양해각서(MOU)를 맺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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