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소니와 '메모리카드' 제휴

대형 거래선 확보…규격경쟁 고지선점삼성전자가 일본의 소니와 차세대 기록 매체인 메모리카드 분야의 전략적 동맹을 맺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플래시메모리 규격으로 소니의 '메모리 스틱(Memory Stick)'을 채택키로 하고 양사간 기술협력 강화 등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삼성이 소니와 공식 제휴를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하반기부터 소니의 메모리 스틱을 활용할 수 있도록 노트북PC 등에 어댑터를 제공하고 내년부터는 메모리 스틱을 장착ㆍ내장한 PC와 개인휴대단말기(PDA), 캠코더 등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소니의 캠코더로 녹화한 내용을 삼성의 PC로 편집할 수 있게 되는 등 양사의 PC, 캠코더 등 각종 디지털제품 사용상의 호환이 가능하게 됐다.

삼성은 이번 제휴로 소니의 메모리스틱에 쓰이는 플래시메모리를 대량 공급하게 돼 핵심 반도체사업으로 부상하는 플래시메모리의 대형 거래선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진대제 삼성전자 사장은 "메모리 스틱은 차세대 저장매체에 필요한 보안성과 다양한 확장성이 큰 장점"이라며 "소니의 마케팅ㆍ표준화 능력과 삼성의 디지털 역량을 결합, 세계 디지털제품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윈ㆍ윈' 전략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소니는 삼성과 제휴로 메모리 카드 규격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메모리 카드 규격은 소니가 자체 개발한 메모리 스틱과 일본 마쓰시타전기ㆍ도시바, 미국 선디스크 연합의 'SD메모리 카드'가 팽팽히 맞선 상태다.

소니 진영에는 산요전기, 후지쓰 등 167개사가, 반소니 진영에도 NEC, IBM, 도요타 등 110여개사가 합류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메모리 카드 규격 경쟁에서 패배한 진영은 디지털카메라, PC 등 차세대 디지털 시장에서 치명상을 입게 된다"며 "삼성의 합류로 메모리 스틱으로 시장 판세가 기울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느 한쪽을 선택했을 때 발생하는 위험은 최소화하겠다는 게 삼성의 전략이다.

삼성은 그동안 자체적으로 생산ㆍ사용해온 저장매체인 스마트 미디어 카드(SD 메모리 카드의 일종)의 경우 이번 계약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공급하는 한편 메모리스틱과 호환되는 다양한 어댑터를 공급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 나갈 방침이다.

/최형욱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