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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 추가 구조조정 앞당겨질듯
입력2000-02-23 00:00:00
수정
2000.02.23 00:00:00
우승호 기자
현대·LG·SK 진출 파장현대·LG·SK 등 3대 재벌이 생명보험 시장에 공식적으로 뛰어들면서 삼성·교보·대한생명 등 생보사 「빅3」의 아성에 도전장을 냈다. 이에따라 빅3와 재벌 계열 생보사간의 치열한 「대회전(大會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생명보험시장은 재벌그룹 가운데에선 삼성만이 참여해 왔다. 그러나 SK그룹이 23일 국민생명을 인수해 SK생명과 합병하기로 함에 따라 4대 재벌이 모두 생보업에 참여하게 됐다. 이미 현대그룹은 일찌감치 한국생명과 조선생명을 인수해 오는 3월 합병할 계획이고, LG화재는 한성생명을 인수해 생보업에 한발을 들여놨다.
재벌들의 생명보험업 진출은 사실 예정된 수순이나 마찬가지. 재벌들은 한결같이 금융업을 주력사업으로 삼겠다고 선언했고 보험은 은행·증권과 더불어 금융업의 3대축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가 금융을 은행·증권·보험의 3대 축으로 가져가겠다고 방침을 정한 상황에서 종합금융화를 추진하는 재벌들이 보험사를 인수하지 않고는 종합금융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재벌들의 생보업 진출로 지방 중소사를 대상으로 한 생보사 추가 구조조정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보험 전문가들은 삼성·교보·대한생명 등 기존의 빅3가 시장의 75% 이상을 선점한 상황에서 3대 그룹이 생명보험업에 진출함에 따라 기반이 약한 지방 중소형사들 가운데 절반은 1~2년내에 시장에 의해 자발적으로 정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재벌그룹이 대거 생명보험업에 진출함에 따라 금융감독원의 역할증대가 불가피해졌다. 2금융권을 재벌의 사금고로 여기고, 생보사를 그룹의 자금 파이프라인으로 삼으려는 재벌들의 시도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론 재벌들의 각축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시장질서가 혼란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종합금융화의 교두보를 마련, 그룹의 자금 파이프 라인= 재벌들은 보험사를 하나씩 소유하게 됨에 따라 일단 종합금융그룹으로 나가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금융의 3대 축인 보험을 갖게 됨에 따라 종합금융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
대기업들은 그룹 계열사의 보험 물량만 해도 수익성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계열사와 관련업체를 동원하고, 대기업의 명성과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장점을 살리면 영업이 크게 좋아지면서 수익을 낼 수 있을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그룹이 매달 꼬박꼬박 현금이 들어오는 생명보험사를 자금 파이프라인으로 삼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금감원이 삼성그룹에 대한 금융계열사 연계검사에서 삼성생명이 계열사에게 우회대출과 후순위채 고가 매입, 건물 고가 임대 등으로 부당지원할 것을 예로 든다.
수법이 고도화되면서 내부 고발 없이 발견이 어려운 상황에서 금감원의 검사에 의한 발견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갖고 하느냐에 따라 재벌계열 생보사가 다시 매각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몸집 키우기가 시작되나=재벌들이 대거 뛰어듦에 따라 업계가 또 다시 몸집 키우기 경쟁에 나서서 부실을 키우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 지난해 연말 빅3가 시장의 75%를 선점하자 금감위는 재경부에 개선안을 요청했다. 그러나 최소한 5년 이상은 빅3의 강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
재벌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선 규모를 키울 수 밖에 없다. 규모를 어느 정도 키우지 않은 상황에선 수익을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재벌사들이 보유계약을 늘리고 영업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무리한 경쟁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무리하게 덩치를 키우기 위해 무리하게 공격적인 영업을 하다가 부실이 심해진 동아생명이 단적인 예. 동아생명은 빅4로 올라서기 위해 외형을 키우기 위한 무리한 영업을 하다 영업효율도 안 좋아지고, 사업비도 많이 쓰면서 외형을 커웠지만 부실 계약이 눈덩이처럼 늘면서 부실이 심해진 바 있다.
◇재벌계열·외국계·특화된 지방 중소형사의 3파전=향후 생보업계는 재벌 소유 생보사, 외국계 생보사와 지방중소형사 등 3개로 나눠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올 한해 「빅4」 자리를 놓고 알리안츠 제일생명의 자리 굳히기와 3위 공략의 경영전략과 흥국생명, 그리고 대그룹 계열사인 현대·금호·동양생명과 대신·신한생명 등의 빅4고지 선점 7강전이 뜨거울 전망이다.
우승호기자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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