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맞아?" 벤츠 '뉴 E220 CDI 블루 이피션시'는 일단 시동을 걸고 주행을 마칠 때까지 차량 엉덩이에 붙은 로고를 확인하지 않는 이상 디젤 세단임을 눈치 채지 못한다. 디젤 하면 연상할 수 있는 소음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E220 CDI의 가장 큰 특징은 정숙성이다. 4기통 커먼레일 방식의 경유 직분사 엔진이 달려 있다. 피에조 인젝터와 배기가스 재순환장치를 개선하고, 혁신적인 트윈 터보차저를 달아 디젤 차량 특유의 진동을 최소화 했기 때문이다. 이 차의 공기역학 계수는 0.25cd. 공기 흐름을 감안한 사이드 미러와 후드 디자인을 통해 전세계 세단 중 공기역학 계수도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운정 중에 아무리 급 가속, 급 발진을 해도 엔진 사운드 소리가 크지 않다. 차 외부에선 엔진 소리를 듣고 디젤임을 알 수 있겠지만, 실내에 들어오면 소음이 완벽할 정도로 차단돼 가솔린 엔진차량 만큼 정숙하다. 2,143cc의 배기량에 비해 170마력이 부족해 보이지만 최대토크가 4,000cc 가솔린 엔진에 버금가는 40.8kg.m이나 된다. 1,400~2,800rpm의 낮은 엔진 회전 영역에서 고효율을 내는 게 특징이다. 특히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가속시간이 제원상 8.0초로 2.2리터 엔진으로선 순간 가속력이 돋보인다. 그러나 고속으로 갈수록 가솔린처럼 매끄럽게 밀어 올려지진 않는다. 대신 속도가 올라 갈수록 전 영역에서 같은 수준의 두터운 토크감으로 묵직한 안정감을 준다.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연비. 터보차저 소형 경량의 CDI 디젤 엔진 기술과 메르데세스-벤츠만의 친환경 기술인 블루이피션시가 적용돼 리터당 15.1km를 실현해 냈다. 실제로 고속도로에서 한번 주유 8만원에 900km 가량의 서울-부산 왕복이 가능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1km 당 139g에 그쳐 배기가스 기준이 EU5를 만족시킨다. 핸들링은 무난한 편이며 브레이크는 칼처럼 날카롭진 않고 조금 더디게 반응하는 편이다. 하지만 리모콘으로만 작동되는 벤츠의 내비게이션은 항상 불만으로 남는다. 가격은 6,6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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