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이 해외법인장들에게 유럽 지역 전략차종인 i30의 판매 증대를 주문했다. 16일 현대ㆍ기아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해외판매 대책회의에서 내년 유럽 내 i30의 판매를 크게 늘리는 데 전력을 다하는 한편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관련 마케팅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정 회장이 i30 판매 증대를 주문한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최근 점차 회복되고 있는 유럽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의 판매를 끌어올리고 i30를 생산하는 체코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국내와 체코•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i30는 유럽 전략차종으로 개발됐으나 유럽 내 판매대수는 전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2007년 7월 i30를 출시한 후 그해 전세계에서 7만716대를 팔았으며 지난해에는 13만2,202대, 올해는 10월까지 19만2,399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2008년 이후 국내에서 2만대, 해외에서 24만대 등 연간 26만여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에서는 해치백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3만136대를 팔아 목표치를 웃돌았으나 해외 판매는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유럽에서는 2007년 2만5,685대, 2008년 6만1,406대, 올해 7만7,271대를 팔았지만 동유럽과 합쳐 10만대 정도에 불과해 전체 판매량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 지난해 1월 배기량 1.1리터 및 1.2리터의 소형차 i10이 나오면서 유럽 내 현대차의 베스트셀링카 i30가 i10에 밀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해 1~10월 i10의 비중은 19%에서 32.6%로 증가했지만 i30는 22%에서 27%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독일에서 i10과 i30의 가격은 크게는 1만3,000유로나 차이가 나 고부가가치 전략차종인 i30의 판매 증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연간 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완성차 공장을 지난해 11월 완공하고 i30와 i30cw 등을 생산하고 있다. 체코 공장은 지난해 11월 양산 이후 현재까지 i30와 i30cw를 10만대가량 생산했으며 이중 90% 이상을 유럽시장에 팔고 있다. 체코 공장은 11월부터는 기아차의 소형 다목적차량(MPV)인 벤가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벤가를 포함, 지난달 총 1만3,000대의 차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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