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Fitch)사가 코스닥에 상장된 한국기업평가를 인수, 한국에서 신용평가사업에 진출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피치는 17일 한국기업평가의 최대주주인 한일시멘트가 보유한 156만5,696주(34.48%) 전량을 469억7,088만원에 매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한국기업평가 주식 36만1,638주(7.96%)를 보유하고 있던 피치의 지분율은 42.44%로 높아지면서 최대주주가 된다. 피치는 오는 2월 한달간 한국기업평가에 대한 자산실사에 나설 예정이며 한국기업평가의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선임하는 등 한국기업평가 경영에 본격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피치는 이미 한국기업평가와 신용평가 업무 전반에 대한 제휴를 맺은 상태다. 피치의 한국기업평가 인수가 성사되면 외국계 신용평가기관이 국내 신용평가사 인수를 통해 한국에 진출한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신용평가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외국계 신용평가사들의 진출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면서 “피치 역시 국내 신용평가업무 1, 2위를 다투는 한국기업평가 인수를 통해 한국 진출을 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피치의 경우 한국의 문화 등을 감안할 때 새로 회사를 설립하기보다는 기존 선두권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여타 외국계 신용평가사들의 진출이 잇따르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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