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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4월 '통신대전' 온다

「통신대전(通信大戰)」이 시작됐다.지난 몇년동안 끊이지 않는 경쟁이지만 올해는 아주 크다. 특히 4월은 역사상 그 예를 찾기 힘든 「통신대전의 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인 IMT-2000 사업권 확보를 놓고 이동전화 업체와 중소기업 연합군단이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특히 총선이 끝나면 정보통신부의 구체적인 기준이 발표되면서 전에없이 치열한 명분전과 사업권 확보를위한 싸움이 전개될 것이다. 이와 맞물려 전개되는 한솔엠닷컴의 인수전도 총선이후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수를 위해 나선 한국통신과 LG그룹의 신경전은 날카롭다. 여기에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회사인 하나로통신의 지분을 둘러싼 재벌간의 경쟁도 4월이면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다. 전파를 둘러싼「전쟁(電爭)」이다. 이번 경쟁에는 특히 삼성, 현대, LG, SK, 한국통신 등 대형 기업들이 가세, 어느때 보다 치열하다. 차세대 이동전화인 IMT-2000의 사업권 확보는 통신사업체들의 미래가 걸려있는 과제다. 정보통신부는 「연내 사업자 결정」이란 원론만 내놓고 있다. 사업자의 수, 선정방법 등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업자들의 경쟁은 이미 본궤도에 올랐다. 우리나라에 배정된 주파수 대역(60MHZ), 산악형 지형구조, 이용자 실태(대도시집중) 등을 감안할때 가장 유력한 사업자는 3개로 꼽히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신세기통신마저 인수하게된 SK텔레콤은 IMT-2000에 관한한 느긋하다. IMT-2000이 기존의 이동전화(셀룰러 및 PCS)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시장점유율 57%를 차지하는 SK의 입장은 가볍다. 이 회사는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추진해온 기술개발의 성과를 속속 발표하는 등 이 경쟁에서 한발 앞서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계열관계인 한국통신프리텔을 주축으로 사업권 확보에 총력을 쏟고있다. 이미 한국통신이 주축이 돼 「사업추진본부」를 설치해 가동중에 있다. 한국통신은 현재의 회원수, 기술수준이라면 「3개중 하나」에 들어갈수 있다고 자신하면서도 「공기업의 비대화」에 여간 신경을 쓰는 눈치가 아니다. LG그룹은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그룹차원에서 총력전을 펴고있다. 지난해 인수한 데이콤을 비롯해 LG텔레콤, LG정보통신등 「통신3형제」를 묶고, 그룹의 전략분야까지 가세시킨 「IMT-2000 사업단」이 4월초 가동에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LG는 통신망, 서비스, 장비가 모두 가세한 강력한 컨소시엄을 구축하게 된다며 자신감에 차있다. 재벌간의 각축전에 반기를 들고 나선 곳이 있다. 통신전문 업체와 중소기업의 연합군이다. 하나로통신, 온세통신을 비롯해 무선호출사업자와 주파수공용통신(TRS) 사업자등 15개 기간통신망 업체들은 「한국IMT-2000」컨소시엄을 만들었다. 이들은 다음달 정보통신 중소기업들의 모임인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PICCA)와 손을 잡고 「수(數)의 공세」를 펴기로 했다. 이 협회는 지난달말 한국 IMT-2000컨소시엄과 상호 협력을 위한 합의서를 교환했다. 협회는 통합컨소시엄에 지분 참여도 추진하고 있는데 우선 200여개 회원사가 1,000만원씩을 출연해 (주)PICCA를 만들었을 정도로 열심이다. 이들은 사업권 경쟁에서 밀릴 경우라도 다른 컨소시엄에 참여, 전문기업 및 중소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한다는 전략이어서 다른 컨소시엄들은 이들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IMT-2000 사업권 인수전은 정통부가 어느 정도 윤곽을 표시할 총선이후 한층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는 총선이 끈난 뒤 구체적인 일정, 사업자 수, 선정 방안 등을 결정,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조직은 이미 활동중에 있다. /박민수 기자 <한솔엠닷컴을 잡아라> 한솔엠닷컴 스스로 「매물」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이 회사의 향방은 올 상반기 통신시장의 최대 이슈다. 보통의 경우 피인수기업은 마지막 까지 「NO」를 외친다. 그러나 한솔은 다르다. 이를 인정하고 있다. 외국 자본의 비율이 높아 스스로의 선택에 한계가 있고, 차제에 몸값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한솔은 인수기업이 어디든 한방에 이동전화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시한폭탄. 아직 인수자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지만 확실한 인수자는 둘중의 하나, 한국통신프리텔과 LG텔레콤이다. 두 회사는 각각 모기업인 한국통신과 LG그룹을 내세워 뜨거운 물밑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통신 인수 확정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이 문제 역시 총선이 끝난 뒤 구체적인 향방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인수못하면 1약(弱)=한솔엠닷컴을 향한 치열한 인수경쟁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한통이든 LG든 한솔을 인수하면 IMT-2000 사업권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다. IMT-2000 사업은 기존의 가입자를 얼마나 전환시키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SK가 신세기통신을 인수, 「절대강자」가 등장한 것도 큰 이유다. 한국통신(한통), LG, 한솔 의 가입자는 「SK-신세기 연합군」의 ¼~⅓ 규모에 머물러 한솔을 인수하면 단숨에 SK의 절반에 육박한다. 반대로 인수하지 못하는 곳은 「3위 아닌 꼴찌」가 될 수 밖에 없다. 지난 2월말 현재 한통프리텔의 가입자는 460만5,000명(점유율 18.1%)으로 한솔엠닷컴 301만6,000명(11.9%)을 그대로 흡수하면 전체 가입자가 762만1,000명(30%)으로 비록 몸집은 작지만 SK텔레콤 군단(신세기통신 포함시 1,439만5,000명·56.6%)에 맞설수 있게 된다. LG텔레콤(341만명, 13.4%)도 한솔엠닷컴을 인수하면 전체 가입자가 642만6,000명(25.3%)에 달하게 된다. 결국 어느쪽이든 한솔엠닷컴을 상대방에게 빼앗기면 IMT-2000 시장에서도 경쟁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한솔의 향방에 따라 국내 이동전화 시장은 「2강1약」의 구도로 재편된다. 1약(弱)은 IMT-2000을 따내더라도 「마이너」로 처질 가능성이 높다. ◇신경전 날카롭다=인수전이 본격화되면서 한통과 LG의 신경전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양측은 『현재로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는기본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물밑협상과정에서 상대방에게 한솔엠닷컴을 빼앗기지않을까 초조감을 감추지 못한채 상대방은 인수적합자가 아님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 LG그룹은 『공기업인 한국통신이 보유중인 SK텔레콤 주식(17.86%)을 이용해 민간기업인 한솔엠닷컴을 인수하려는 것은 「공기업의 민영화」방침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기업인 한국통신이 자체 영업이익이 아닌 보유중인 주식을 이용해 민간기업을 인수하려는 것은 국영기업의 민영화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한통을 공박한다. 한국통신(한통프리텔)은 한통의 민영화방침이 잘 진행되고 있으며 치열한 시장경쟁속에서 공기업이라고 해서 경쟁을 하지 말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한통은 또 ▲한솔과 현재 영호남과 충청·강원지역에서 서로 기지국 공용화를 하면서 수천억원의 중복투자비를 절약했다고 주장한다. 한통의 한 관계자는 『LG가 지난해 인수한 데이콤에 이어 한솔까지 인수하면 국내 통신시장에서 LG의 위세가 너무 강해진다』는 입장이다. 도덕성을 놓고 벌이는 설전도 치열하다. 한국통신은 『지난 95년 PCS(개인휴대통신) 사업권 획득과정과 데이콤을 장악하기 위해 LG측이 보인 행동은 결코도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공격한다. 이같은 공세에 대해 LG측은 『한국통신은 그동안 유선시장에서 100년 이상 독점을 누려온 공기업이다. 국내 통신업계 맏형이라는 프리미엄 때문에 PCS 사업권도 손쉽게 획득했고, 민간기업까지 인수하려는 것은 욕심이다』고 맞서고 있다. /김상연기자 <하나로통신의 지분을 잡아라> 초고속 인턴넷 서비스업체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하나로통신. 이 회사는 우선 뚜렷한 대주주가 없다. 게다가 국내 인터넷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로 전망도 밝다. 누구나 노릴만한 기업이다. 얄굿지만 하나로통신의 지분을 인수할 만한 능력이 있는 대기업(삼성, 현대, LG, SK 등 4대그룹과 데이콤)들의 소유지분이 엇비슷하다. 삼성 9.89%, 현대 8.74%, 데이콤 8.24%, SK 8.01%, LG 6.92% 등이다. 누구하나 뚜렷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5각정립 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자사 지분을 늘리고, 상대의 지분확대를 막기위한 몸놀림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불을 지른 곳은 LG다. LG는 최근 LG화재를 통해 하나로통신의 주식 300만주(1.3%)를 추가로 사들였다. 따라서 LG그룹의 지분은 데이콤을 합쳐 16.46%로 늘어나게 됐다. 현재로선 가장 확실한 대주주다. LG가 하나로에 쏟는 관심은 높다. LG 구본무(具本茂)회장의 꿈 가운데 최우선은 「한국 최대의 통신그룹」이며 이를 바탕으로한 「세계적 통신기업」이다. 따라서 LG가 하나로를 인수한다면 유선(데이콤), 무선(LG텔레톰)에 이어 초고속부문까지 확보, 이 꿈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다. LG가 가장 유망분야인 통신에서 펼치는 이같은 확장을 그냥 바라볼 경쟁자는 없다.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는 SK가 견제하고 있고, 삼성, 현대 등 경쟁그룹들도 LG의 팽창에 본격적인 견제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나로통신은 사업확대를 위해 「돈」이 필요하다. 하나로통신은 나스닥 상장, 전환사채 발행, 해외투자 유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올해 1조원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나로통신은 이 가운데 5,000만주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방안을 결정해 놓은 상태다. 이는 현재 주식수의 20.8%나 된다. 이것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대주주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LG의 관심은 말할 것도 없고, SK도 시내 유선망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경쟁을 좌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 특히 하나로통신의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삼성과 현대도 이번 지분확보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하나로통신은 전환사채 발행 등 자금 마련을 위한 세부적인 사항을 4월중 이사회를 열어 결정할 방침이다. /김창익기자입력시간 2000/03/2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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